민주당 무기력 '이름만 여당'...특검법 계파간 입장달라 '중구난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민주당이 중심을 잡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신·구주류간 갈등으로 당 개혁안 마련이 지지부진하고 정국 현안인 특검법을 놓고 계파간 목소리가 제각각이다.
새 정부 인사에 따른 소외감으로 당 분위기도 착 가라앉은 상태다.
어디서도 정권을 재창출한 정당의 면모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온다.
◆지도력 부재=특검법을 놓고 연일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6일 신주류의 이상수 사무총장이 대통령의 특검제 도입을 전제로 한 '조건부 거부권' 건의를 언급하자 구주류의 정균환 총무가 즉각 '특검제 반대 당론에 변함이 없다'고 반박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신·구주류간의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지도부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다보니 의원들의 목소리도 제각각이다.
한 의원은 "당 목소리도 조율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야당과 협상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힐난했다.
아울러 "조각 인사문제로 시끄럽고,검찰이 집단적으로 반발하는 중대한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침묵을 지키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마디로 지도력 부재가 한계상황에 도달했다는 지적이다.
◆개혁안 표류=개혁특위가 개혁안을 확정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본격적인 논의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구주류는 물론 신주류 내부에서도 갈등이 표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신주류 모임에서 두 축인 김원기 고문과 정대철 대표가 당권문제를 놓고 정면 대립하는 등 갈등 양상을 표출했다.
이렇다보니 개혁안의 핵심인 지구당위원장 폐지는 아예 채택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개혁후퇴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투톱체제 등에 대한 이견도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민주당은 10일 당무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당초 계획대로 결론이 날지는 불투명하다.
◆분위기 썰렁=새 정부 인사과정에서 당 분위기는 더 침체되고 이완됐다는 지적이다.
정대철 대표가 주요 당회의에 자주 지각을 하는 게 당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사무처 직원들은 직원들대로 인사 불만이 적지 않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사무처의 한 국장은 "국장급에서 청와대에 간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며 "이래가지고야 여당이라 할 수 있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급기야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 4일 의총장에 들어갔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당정 분리'와 관련한 논란이 빚어지기까지 했다.
이재창·정종호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