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을 쳐라,큰소리 쳐라.' 노무현 대통령이 신임 장관들에게 한 조언이다. 7일 과천 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국정토론회 자리에서였다. 노 대통령은 "장관에게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자신의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일화 몇토막을 소개했다. "내가 저기 앉아 있는 예산처 장관이 예산실장할 때 술도 사고 그랬다.접대하는 사람(노 대통령)이 정신을 잃어 나오면서 (예산처)국장의 신발을 바꿔 신고 와버렸다. 부하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그랬다.점차 의욕을 갖기 시작하는 걸 느꼈다." 노 대통령은 또 재정경제부 사무관에게 '로비'해 해수부 예산을 확보한 얘기도 곁들였다. 그는 "해수부 공무원은 내가 민주당 부총재쯤 되니 기대는 큰데 막상 진념 부총리를 대하니 내가 무슨 재주로 산전수전 다 겪어 머리 위에 앉아 있는 그를 당하겠는가"라며 "그래서 사무관을 설득했는데 진 부총리도 실무자에겐 약한지 도장을 꽉 찍더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장관이 하려면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며 "누구와 박치기 하더라도,바짓가랑이를 잡더라도 '해낸다' 하고 큰 소리를 쳐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부하직원과의 '일체감'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수부에 가서 징계받은 몇 사람을 구해주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 다녔다.원리원칙 밖에 모르고 칼같이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징계를)감해주기 위해 국회의원들에게 부대끼고 했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