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에는 동의하지만 조직을 지나치게 뒤흔드는 것은 조직에 상처만 낼 뿐이다." 검찰의 한 간부는 7일 법무부의 일방통행식 서열파괴 인사구도가 검찰의 정치적인 중립성을 강조한 현 정부의 기조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외부에서 따갑게 지적해온 "정치검찰"의 오명을 지워야 하는 개혁의 당위성엔 찬성하지만 기수.서열파괴형 인적청산을 마치 검찰개혁의 본질로 삼는데는 불괘하다는 반응이다. 검사들은 법무부의 검찰간부 인선안이 검찰총장과 사전협의는 물론 검찰인사위원회 논의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고 나왔다는 점을 들어 "검찰장악"을 위한 포석으로 의심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런 불만은 강금실 법무장관이 이날 오후 "인사방향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자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날 오후 서울지검 등 전국 20여개 지검.지청과 대검에서 평검사는 물론 부장검사급 간부들까지 잇따라 긴급회의를 열고 검찰인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요구하는 등 반발 분위기가 가시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검찰 고위간부 '물갈이 인선안'으로 촉발된 검사들의 집단반발은 8일로 예정된 강 장관과 김각영 검찰총장간 재협의 과정에서 검사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인선안이 나올 경우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강 법무장관은 이날 저녁 "검찰의 독립과 중립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빠른 시일내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기구화 등 제도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일선 검사들의 동요 진화에 거듭 나섰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