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SK 현대.기아자동차 등 주요 그룹의 주력기업들은 대부분 올해 채용예정 규모를 지난해보다 약간 작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잡고 있다. 미국-이라크전쟁이 임박하고 북한 핵문제로 컨트리 리스크가 높아진데다 내수소비마저 위축되는 등 실물경기 흐름이 여의치 않아 신규 채용에 있어서도 보수적인 입장이다. 다만 핵심역량을 키워나가기 위해 연구개발(R&D) 전문인력과 해외 MBA 등 우수 인재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유치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 삼성의 신규채용 활동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주춤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등이 대규모 투자에 필요한 인력을 지난해 많이 확보한데다 경력직원을 중심으로 수시로 채용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금융계열사들은 특히 위축돼 있다. 증권 카드 등 일부업체는 아예 채용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도 언더라이팅 등의 분야에 경력직원을 중심으로 채용하고 대졸 신입사원 채용은 지난해처럼 수십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생명은 해외투자 등 국제분야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여서 국제적인 소양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와 LCD 신규라인에 필요한 인력을 대거 채용,올해는 채용규모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대졸 신입사원 규모는 지난해 2천3백명에서 2천명미만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기가 연구기술직 인력을 보강하기 위해 채용규모를 지난해 2백명에서 2백20명으로 소폭 늘릴 예정이다. 지난해와 같은 2백명정도를 뽑을 예정인 삼성SDI는 창의성을 많이 감안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영어실력에 대한 배점을 높일 계획이다. LG LG전자는 지난해보다 약간 적은 1천8백명 정도를 뽑을 계획이다. 작년에 4백명을 채용했던 LG화학은 올해 채용규모를 2백50명 선으로 잡고 있다. 미래 핵심 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MBA나 R&D 석.박사 등 우수인재의 경우 화학 전자 등 주요 계열사가 공동으로 참가하는 "해외 우수인력 유치단"을 통해 모집한다. 올해도 이를 통해 지난해와 같은 규모인 3백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또 불투명한 경기여건 속에서도 차세대 승부사업 및 주력사업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생명과학.신소재,전기전자.정보통신 분야 등에서 R&D인력 확보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마케팅 및 글로벌사업 분야의 핵심인재 확보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LG는 각 계열사별 또는 사업부문별로 수시 공채한다. 학력이나 성별보다는 전문 분야의 실력을 갖춘 전문성 인재와 여성인재의 채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신규 채용인력 중에서 경력사원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점도 특징이다. 경력 비중이 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10% 선이었으나 2001년 이후에는 30% 수준으로 높아졌다. SK SK의 채용원칙은 수시채용을 기본으로 하되 대졸 공채를 병행한다는 점이다. 인력수요가 비정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방침이다. 그러나 대졸 인력의 사회 유입에 따른 선순환적 발전을 꾀하고,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정기적인 고용창출 효과가 있는 공개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채용절차는 주로 서류전형과 적성.인성.외국어 시험,면접,신체검사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가장 중요한 면접에서는 SKMS(SK경영시스템)에서 정의한 기업관,패기,업무지식 등을 테스트한다. SK는 지난해 7백여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한해 전의 6백명보다 1백여명 늘렸다. 올해 채용규모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는 이와 함께 "글로벌 오픈 채용" 제도를 도입해 매년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IMF 이후에 전사적으로 도입해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서 사업에 필요하면 국적에 관계없이 뽑아 업무를 맡기는 방식이다. 현대.기아자동차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차와 기아차,현대카드 등은 올해 채용규모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반면 현대모비스와 로템은 각각 올해중 1백50명과 1백35명을 채용키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1천1백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최근 경기부진으로 자동차 내수판매가 주춤하고 있으나 중장기적인 우수인재 채용계획에 따라 올해도 이와 비슷한 규모를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이공계 전자계열 부문의 대졸 신입사원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2배 정도로 늘어난 1백50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사업확장과 함께 자동차 전자정보 전문연구소인 카트로닉스 및 기술연구소의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철도차량을 전문제작하는 로템도 R&D를 강화하기 위해 이공계 대졸자 위주로 신입사원을 모집키로 했다. 정태웅.김홍열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