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채용이 면접 위주로 바뀌면서 응시자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다양한 면접방법이 선보이고 있다. 성적만으로 신입사원의 자질을 판단해서는 인재들의 창의성이나 열정을 판단하기 어렵다는게 이색면접 도입의 배경. 구직자들 역시 면접 등에 대비해 종전 고시나 언론사 입사 준비생 등에 국한됐던 "스터디 그룹"을 결성해 정보를 교환하는 등 새로운 풍속도가 형성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고객만족면접"이란 이름으로 지난해 1백여명의 텔러(창구직원)를 뽑으면서 1차 면접을 고객 중 다른 기업에서 인사업무를 담당했던 고객들을 뽑아 면접을 의뢰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면접의 기본적인 기준만 제시하고 면접진행과 채점은 고객에게 일임했다. 샘표식품은 3년째 4명이 1조가 돼 1시간 동안 쇠고기,닭고기,야채 등 주어진 재료로 요리를 만든 뒤 면접관들에게 작품의 주제와 특징 등을 설명하는 "요리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똑같은 재료로 누가 창의적인 요리를 만드는지,누가 자신의 작품을 제대로 설명해내는지,협동심과 지도력은 누가 발휘했는지가 주요 평가대상이다. 태평양은 즉석에서 음악 감상문을 써내라고 해 화제를 모았다. 신생 투자자문회사인 KSW는 애인이나 친구,은사나 가족 등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을 함께 면접장으로 오도록 하는 "동반면접"을 실시했다. 주변의 동반자를 통해서 지원자의 됨됨이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국민카드 역시 최근 실시한 신입사원 면접에서 지원자의 창의력과 자기표현력을 알아보기 위해 그림면접을 실시했다. 적색,흑색,청색 사인펜으로 A4용지 한장에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사물이나 동물을 그리라는 이색 주문을 한 것. 구직자들 사이에 "압박 심층면접"으로 악명이 높은 한국얀센은 정신과 전문의까지 면접관으로 참여시킨다. "방금 한 말 책임질 수 있느냐" 등 지원자가 앞뒤 안맞는 논리나 어설픈 주장을 펴면 어김없이 날카로운 "압박"질문이 가해진다. 당황하는 표정이나 무(無)답변은 감점요인. CJ그룹은 지난해부터 자체 양성한 전문 면접관을 통해 면접을 실시한다. "어세서(Assessor)"라고 불리는 CJ그룹 면접관은 각 부서에서 선발한 팀장급으로 구성되며 약 5개월간 면접법에 대한 집중교육을 받는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 [ 면접 특이한 질문들 ] "서울에 바퀴벌레가 모두 몇마리일까","1~100까지 더하면 모두 얼마인가"(롯데백화점) "한라산이나 백두산을 옮긴다면 시간과 비용이 얼마나 걸리겠는가"(SK그룹) "사막이나 극지방을 여행하는데 필요한 3가지는","서울시내 주유소는 몇개고 그 근거는","빨래가 마르는 이유를 열역학적으로 설명하면"(동부제강) "맨홀뚜껑은 왜 둥글까"(두산그룹) "서울시내에 있는 중국집 전체의 하루판매량을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해 계산하면"(효성) "통일이후 북한에서 가장 번성하리라 예상되는 사업을 한가지 제시한다면"(교보생명) "핑클과 베이비복스중에 어느쪽이 더 좋은가"(삼성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