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jun@woorifg.com '몇 마리의 벌과 파리를 병 속에 함께 집어넣고 바닥을 창 쪽으로 해서 병을 뉘어 놓고 실험을 했다.그 결과 벌은 밝은 방향에서만 출구를 찾다 끝내는 지쳐서 죽게 되고,파리는 2분도 되지 않아 이리저리 날아다니다 반대 쪽의 주둥이로 나가버렸다.' 이 이야기는 워터먼과 톰 피터스가 공동으로 저술한 '초일류기업의 조건'에 나오는 예화로 과거의 경직된 사고와 고정관념이 얼마나 위험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필자가 속한 금융산업도 과거 여러 형태의 보호막 아래 온실 경영에 젖어 있었던 결과로 새로운 변화보다는 오랜 관행에 집착하면서 경직적이고 폐쇄적인 경영방식으로 운영되었다. 그 당시 혁신을 주장하는 조직 구성원들은 소위 '튀는 직원'으로 간주되고 눈엣가시같은 존재쯤으로 여겨졌다. 그 결과 많은 금융회사들이 어떠한 위기와 아픔을 맞게 되었는지는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물론 변화를 싫어하는 것은 사람들의 본능이다. 변화의 바람이 불면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하고,어떤 경우는 현재의 자리가 흔들리기도 하는 등 두렵고 불편한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곧 위기가 닥칠 지 모른다는 생각은 접은 채 '역시 옛 것이 좋은 것이야'라고 외치면서 슬며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모두가 우리 안에 자리잡고 있는 과거 관행과 고정관념의 병으로 인해 생기는 현상들이다. 새 구두를 신으면 처음에는 발이 아프다. 그러나 걷기가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해서 새 구두를 벗어버리고 다시 헌 구두를 신을 수는 없는 법이다. 처음에는 발이 아프지만 계속해서 신고 다니다 보면 어느새 걷기에 편해지게 된다. 개혁이란 것도 같은 이치라고 생각한다. 시작할 때는 불편하고 익숙하지 않지만 고통의 순간을 거치고 나면 어느덧 성공의 기쁨과 결실을 맛보게 되는 것이 올바른 개혁이다. 타잔이 앞으로 전진하려면 지금 잡고 있는 줄을 놓아야 하듯이 우리가 더 나은 사회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당연한 관습처럼 생각해왔던 많은 것들을 과감히 놓아야 한다. 21세기 더 행복한 우리사회를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나부터,작은 것부터,지금부터 옮기는 것이 참된 변화의 시작일 것이다. 오늘날 디지털 사회로 급속히 발전되면서 어제의 것은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지고,정보화의 진전으로 고객의 눈높이는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과거의 타성에 안주하고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조직과 사람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게 되었다. 발전을 위한 변화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라면 당당하게 맞서고 도전하고 개척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