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1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총회를 열고 유가안정대책을 논의한다.


미국의 이라크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에서 OPEC이 유가 안정대책을 내놓을지,또 유가를 안정시킬 만한 능력이 있는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쿼터철폐가 대책으로 부상=CNN방송은 10일 이번 총회의 핵심 의제가 생산쿼터의 일시적인 철폐여부라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알제리는 전쟁기간 동안 쿼터를 폐지,능력껏 생산하자는 입장이다.


반면에 이란과 리비아는 쿼터철폐가 생산여력이 있는 국가에만 유리한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석유장관은 "전쟁 중 일시적으로 쿼터제를 폐지해 회원국들이 마음껏 생산할 수 있도록 하면 유가폭등세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총회에서 이 안을 공식 제기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압둘라피드 즐리트니 리비아 석유장관은 "지금 원유공급이 충분한데다 생산여력이 없는 나라들은 쿼터폐지로 인한 유가하락시 큰 손해를 보게 된다"며 반대했다.


현재 10개 OPEC회원국(이라크 제외)들의 하루 생산쿼터는 2천4백50만배럴로 세계 생산량의 35%에 달한다.


◆OPEC의 유가안정 능력 의문시=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OPEC이 쿼터를 없애더라도 생산여력이 충분하지 않아 급등하는 유가를 잡기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OPEC측은 생산여력이 4백만배럴로 이라크 수출량(하루 2백만배럴)을 충당하고도 남는다고 주장하지만,실제 여력은 2백만배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생산여력이 가장 큰 사우디의 경우 이미 하루 산유량이 쿼터보다 1백만배럴 많은 9백만배럴로 생산여력이 1백만배럴 밖에 남지 않은 상태다.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OPEC국가들의 추가 생산능력도 1백만배럴로 모두 합쳐봐야 2백만배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이 신문의 지적이다.


반면 쿠웨이트는 전쟁을 앞두고 이미 이라크 접경지대 유전을 폐쇄해 산유량을 70만배럴 줄인데다 이라크 생산량까지 합치면 전쟁과 함께 2백70만배럴이 시장에서 사라진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지난번 걸프전 때처럼 미국 일본 독일 등 석유수입국들이 이번에도 전략비축유를 방출,유가를 안정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유가는 전쟁우려와 OPEC에 대한 능력 불신 등으로 상승세를 지속,이날 장외거래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4월물이 지난 주말보다 33센트 오른 배럴당 38.11달러까지 치솟았다.


1990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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