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20년 만의 최저수준으로 폭락하면서,자금이 주식시장에서 채권 금 원유시장으로 급속히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이라크전쟁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일본 자금시장도 '전시 체제'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채권=주식시장에서 자금이 옮겨오면서 '채권 투자붐'이 일어나고 있다.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최근 3개월 만에 1% 포인트 하락,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대신 채권을 선호하는데다 불투명한 증시전망으로 금융회사도 채권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금리는 연 0.755%이지만 조만간 0.6%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금=금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일본 최대 업체인 다나카귀금속공업에 따르면 국내 소매가격은 2000년에 g당 평균 1천14엔에서 이달 초 1천5백10엔까지 급등했다.


50% 가까이 오른 셈이다.


과거 금 사재기가 한창인 때는 50g정도를 매입한 후 가격이 오르면 되팔아 이익을 챙기는 단기 투자패턴이 일반적이었으나,올해는 5∼10㎏씩 대량으로 구입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고 다나카귀금속은 전했다.


증시의 장기침체를 예상해 장기보유 목적으로 금을 사고 있다는 게 회사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원유=유가 상승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몰려 들면서 선물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10일 도쿄상품거래소에서 휘발유 4월물은 ㎘당 전주말 대비 1천1백60엔 오른 3만6천4백90엔에 거래돼 영업 일수 기준으로 1주일째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에너지경제연구소는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면 WTI(미국 서부 텍사스 중질유) 가격은 배럴당 40달러를 돌파할 것이며,장기화될 경우 70~80달러까지 오를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