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 중 절반 가량이 지난해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됐다. 11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2002년 순이익(순손실)을 공시한 코스닥기업 5백23개사 중 2백4개사가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2001년 적자기업이 1백84개사(6백82개사 중)였던 것을 감안하면 적자기업 수가 벌써 2001년 수치를 넘어선 셈이다. 현재 코스닥기업은 모두 8백62개다. 비율로 따져도 지난해 적자기업은 전체의 26.9%였으나 올해는 39%에 달하고 있다. 이런 비율대로라면 올해 적자기업은 줄잡아 3백40개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002년 사업보고서 제출마감일을 20여일 앞두고 손익 규모 산정 등을 둘러싼 회계법인과의 이견 때문에 아직 주총일자를 잡지 못한 기업이 30%나 돼 적자 실적을 내놓는 기업은 시간이 갈수록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적자폭도 상상 외로 크다. 지난해 매출액보다 손실이 더 큰 기업이 10여개사에 달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도원텔레콤은 지난해 23억원의 매출을 냈지만 순손실은 무려 1백70억원에 달한다. 유니와이드도 매출액 2백2억원에 순손실은 3백99억원을 냈고 가오닉스도 1백34억원의 매출과 7백5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IT(정보기술)산업의 침체가 몇 년째 지속되면서 뚜렷한 수익모델을 갖지 못한 코스닥기업이 점차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풀이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