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발표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사시동기생인 17회 간부들이 대거 핵심요직에 올라 눈길을 끈다. 노 대통령의 사시동기생중 검사장급 이상 간부는 모두 6명. 이날 승진.전보인사가 난 38명 가운데 숫적으로는 많지 않지만 17회가 차지한 자리는 법무부와 대검철청의 '핵심요직'으로 꼽히는 곳이다. 우선 정상명 법무부 기획관리실장이 향후 추진될 검찰개혁의 사령탑이 될 법무부 차관에 임명됐다. 정 차관은 사법연수원 시절 노 대통령과 함께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대희 부산고검 차장은 검사장 승진 1년만에 특수수사를 담당하는 대검 중앙수사부장에 올랐다. 이기배 법무연수원 기획부장도 전국의 선거와 공안사건을 전담하는 대검 공안부장에 배치됐다. 법무부는 인사명단을 발표하면서 "공안부장은 정통적 의미의 공안이 아니다"며 "새로운 시각으로 공안업무를 맡아달라"고 주문했다. 유성수 서울고검 검사는 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바로 대검 감찰부장에 발탁됐다. 주로 검사중 가장 아래 기수가 맡아온 감찰부장은 강금실 법무장관이 검사에 대한 감찰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혀 요직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유 검사장은 그동안 두 번씩이나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해 이번에도 기대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그의 고시 합격기에서 "우리 기수의 수석합격자는 법대 출신이 아닌 공대 출신이었다"고 말한 적이 있어 이번에 발탁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실제로 17회 사범시험에서는 서울대 공대 출신 유 검사장이 수석을 차지했었다. 한편 이날 인사에서 검사장급 이상 간부에는 사시 14회가 4명, 15회가 8명, 16회가 7명, 18회가 6명 임명됐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