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바탕 경영정상화 자신"..조인호 <맥슨텔레콤 필리핀법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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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슨텔레콤의 필리핀 현지법인인 "맥슨시스템 필리핀"은 모회사와 마찬가지로 최근 수년간 험난한 세월을 보내야 했다.
맥슨텔레콤은 외환위기를 맞아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결국 세원텔레콤에 인수되는 등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해 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서 졸업함에 따라 경영이 정상화됐다.
필리핀 현지법인도 모회사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지난 1996년 매출액이 1억4천6백만달러에 달했으나 2001년에는 7백만달러로 줄어들었다.
현지 은행들은 모회사의 위기를 문제삼아 돈을 빌려주지 않았고 해외 바이어들도 신뢰를 보내지 않았다.
지난 2001년 격랑의 와중에 맥슨시스템 필리핀의 수장을 맡은 조인호 사장은 "올해 3천9백만달러의 매출에 1백20만달러의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경영 정상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부임후 현지 은행들을 찾아다니면서 손이 닳도록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며 "처음에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던 은행 관계자들도 거래처와 계약 내용을 토대로 끈질기게 설득한 결과 조금씩 태도가 변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무엇보다 모회사가 정상화되면서 이제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맥슨시스템 필리핀은 가정에서 쓰이는 1.9GHz와 9백MHz 대역의 무선전화기를 2백만대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민간용 무전기와 핸즈프리 장비도 생산한다.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의 대부분은 유럽이나 미국 지역의 통신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조 사장은 "축적된 기술력과 품질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유수의 해외 업체들로부터 제품력만큼은 확실하게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도 가정용 무선전화기 업체로 맥슨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맥슨 브랜드는 이 분야에서 남다른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조만간 필리핀에서 생산한 제품이 국내 시장에서도 선보일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조 사장은 "현재 무선전화기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지멘스와 필립스에 제품을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며 "이들 업체와의 계약이 성사되면 매출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회사는 또 올해 유럽형 이동통신 방식인 GSM 휴대폰 생산을 시작했다.
현재 월 1만3천대 정도의 생산능력을 확보했으며 연간 생산능력은 조만간 31만대 수준으로 늘어난다.
조 사장은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의 휴대폰 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할 뿐만 아니라 생산 및 품질관리와 관련된 기술력을 높이는 데 GSM휴대폰이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필리핀에서의 사업 여건에 대해 "대졸 초임이 1백50달러 수준으로 인건비가 적게 들어가고 노동시장도 유연한 장점이 있다"며 "그러나 도로 항만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았고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데에도 적지않은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