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현기영 <신임 문예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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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인 작품이나 젊은 예술인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진보적 작품은 개인의 일상을 다룬 미시 서사보다는 공동체사회의 요구를 수용한 거시 서사가 중심이 된 작품을 말합니다.
고답적이 아니라 진취적인 작품이지요.
그동안 엘리트 예술인에 치우쳐 온 문예진흥기금을 보다 균형 있게 배분할 생각입니다."
문예진흥원장으로 지난달 취임한 현기영씨(62)는 3년간의 임기동안 문예진흥기금 운영 원칙을 이렇게 밝혔다.
문예진흥원이 올해 공연과 출판 등 예술활동에 지원할 예산규모는 지난해보다 5% 늘어난 2백81억원.올해도 영화 관객의 증가에 힘입어 극장 입장료에 포함된 문예진흥기금 모금액은 지난해보다 30% 정도 늘어날 전망이지만 대부분의 증가분을 기금 확대에 사용할 계획이다.
그는 "4천3백60억원 정도인 문예진흥기금을 1조원 이상으로 확대시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나 영화관과 공연장 등의 입장료에 문예진흥기금을 포함시켜 모금하고 있는 현행 제도는 올해말로 중단돼 대안을 강구해야만 할 상황이다.
"현행 모금 방식을 연장하거나 경륜사업의 수익금 혹은 국고 지원 등으로 대체하는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관계부처와 상의해 결정하겠습니다."
그는 문예진흥기금이 예술의 질을 높이는 데 사용돼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1천여개 작품에 소액을 지원하는 현행 '소액다건주의'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원작품 수를 줄이되 양질의 작품에 지원액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소설가 출신인 그는 위기를 맞고 있는 문학에도 지원을 늘릴 방침이다.
문학은 연극과 영화 뮤지컬 등 이른바 '이야기 산업'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우수 문예지를 선정해 작가들에게 원고료를 지원해 줄 계획입니다.
원고료를 제대로 못 주는 문예지들이 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려는 거지요."
제주 출신으로 서울대 사범대 영어교육과를 나온 현 원장은 '순이 삼촌'을 비롯 '변방에 우짖는 새''바람타는 섬' 등 고난의 역사를 다룬 작품들을 주로 발표했으며 지난 2001년부터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직을 맡아왔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