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제과는 지난 1월 극도의 보안속에 개발한 껌 신제품을 내놨다. 이름은 스캐빈저.청소부라는 뜻을 가진 이 껌은 평범한 껌과는 거리가 멀었다. 말 그대로 자일리톨 껌 시장을 "싹쓸이"하라는 기대가 담긴 이 회사의 전략 신제품이다. 프리미엄 껌인 자일리톨 껌 시장은 현재 연간 2천5백억원대로 급성장했다. 단일 제과품목으로는 국내 최대규모다. 지난 2000년 8월 롯데제과가 처음 자일리톨 껌을 선보인지 2년반만에 일어난 큰 변화다. 기능성 껌은 부피가 작은 반면 수익성이 좋아 업체 입장에선 군침을 흘리지 않을 수 없는 "알짜상품"이다. "제과업계의 반도체 산업"이라는 말이 나올정도다. 그러나 동양제과의 점유율은 극히 미미한 상황이었다. 눈뜬 상태로 황금시장의 용트림을 지켜본 처지였던 것이다. 동양제과가 뒤늦게 "사활을 걸고" 시장공략에 나서자 제과업계에는 바야흐로 자일리톨 껌 2차대전이 벌어지고 있다. 동양제과측은 후발주자인 만큼 특히 스캐빈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강원기 상무는 "천연항균제 "뮤타-X"를 첨가해 충치균 등 입속 유해균을 40% 이상 죽이는 고기능성껌"이라며 "스캐빈저껌과 같이 충치균을 직접 죽이는 기능을 가진 제품은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회사측은 스캐빈저껌이 자일리톨껌 대체는 물론 한국의 기능성껌이 세계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1년간의 연구 개발 끝에 나온 이 껌은 특허까지 출원한 상태다. 동양제과는 이에앞서 지난해 2월 니코틴 제거 기능을 가졌다는 니코엑스껌을 선보이고 마케팅력을 집중해왔다. 동양제과는 니코엑스껌을 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스몰 브랜드로,스캐빈저는 빅 브랜드로 집중 육성하는 "투톱시스템"을 구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껌과는 거리가 멀었던 크라운제과도 가세했다. 지난해 위장질환에 도움을 준다는 "헬코 자일리톨"껌을 선보인데 이어 최근 세계 껌시장 1위인 미국 "리글리"사로부터 에어웨이브를 들여와 본격 마케팅에 돌입한 것.에어웨이브는 휘산작용이 특징으로,지금까지 나온 자일리톨껌과 달리 목과 코를 시원하게 해준다는 점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 크라운제과는 특히 전국 슈퍼마켓 점주들과 대형 유통매장 바이어 등 5백여명을 호텔로 초청,대대적인 런칭쇼를 개최해 경쟁사를 자극하기도 했다. 이달부터는 프라임타임에 TV광고를 집중편성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라이벌 롯데제과와 해태제과의 한판 승부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양사는 각각 "자일리톨 +2"와 "자일리톨 333"으로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해태제과의 선제공격이 시작됐다. 이창엽 전무는 지난달 "이달부터 자일리톨 333의 한달 매출을 1백억원대로 높이고 올해안에 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며 "최근 자일리톨 333의 매출이 급증해 충남 천안공장에 껌 생산라인을 긴급히 증설했다."고 밝혔다. 자일리톨 333은 샴피니온 추출물인 바이오-M을 함유해 구취는 물론 내장기관속의 냄새까지 제거해준다는 독특한 개념의 기능성 껌. 1위 롯데는 확고한 영업력과 브랜드파워로 밀어붙이겠다는 전략이다. 회사측은 "지난 1월 자일리톨 껌의 한달 매출이 1백7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김용택 마케팅담당 상무는 "매출이 증명하듯 일단 제품력에서 확고부동한 지위를 차지한 상태"라며 "경쟁사들의 신제품 출시에는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자일리톨껌을 대체할 수 있는 노화방지,골다공증 예방,콜레스테롤 저하 등 각종 기능성껌 등을 둘러싼 개발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자일리톨 껌 시장이 향후 3천5백억원대까지 커진 뒤 상당기간 정체현상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