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독일 하노버에서 개막된 세계 최대 정보통신 전시회인 세빗의 화두는 '통합 단말기'와 '복합 네트워크'다. TV PC 휴대폰 등 다양한 정보기술(IT) 기기들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되거나 융합된 신제품이 대거 등장했다. 인터넷과 디지털방송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셋톱박스에서부터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 기능을 통합한 개인휴대단말기(PDA),팩스와 휴대폰이 결합된 퓨전제품도 눈길을 끌었다. ◆IT기기의 융합=노키아는 mp3플레이어와 FM라디오,디지털녹음기 기능을 갖춘 단말기(모델명:노키아 3300)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PC와 연결해 mp3파일을 손쉽게 내려받을 수 있으며 버튼 하나만 누르면 FM라디오는 물론 음성 녹음도 가능하다. 일카 라이스키넨 수석부사장은 "2·4분기 중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의 제락모바일테크놀로지는 신개념 개인용컴퓨터단말기(PCA)를 출시했다. PDA처럼 편리하게 휴대할 수 있으면서도 PC만큼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갖췄다. 무게가 9백30g에 불과한 반면 저장용량은 60기가바이트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휴대폰과 PDA 기능을 통합한 지능형복합단말기(MITs) 3개 모델을 내놓아 호평받았다. 전자수첩 기능은 물론 카메라를 내장,사진 촬영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음악이나 영상도 전송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 기능도 갖췄다. 대만 플렛서스컴은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는 물론 인터넷접속 디지털방송 등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통합 셋톱박스를 출시했다. 국내 아이엠알아이도 PDA와 30만화소급 디지털카메라를 결합한 제품(레니오)을 전시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단말기간 기능 통합이 향후 IT경기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복합 네트워크=기존 네트워크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이 등장했다. 프랑스의 인벤텔은 단거리 무선통신인 블루투스와 무선랜을 통합한 새로운 개념의 무선랜장비(액세스포인트)를 선보였다. 카페나 공항같은 공공장소에서 제한없이 다양한 모바일기기들이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리눅스 플랫폼을 사용했다. 대만 웰커뮤니케이션은 무선으로 연결하려는 기기들 사이에 벽이 가로막혀 있어도 최대 7백20Kbps의 속도로 1백? 거리까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모뎀을 개발했다. 독일 페퍼콘은 인터넷과 연결된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때 원격지에서 손쉽게 관리해주는 솔루션(페퍼콘EMX)을 공개했다. 인텔은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인 '센트리노 플랫폼'을 발표했으며 IBM은 향후 컴퓨팅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자율컴퓨팅'의 기본 개념을 소개했다. 자율컴퓨팅은 컴퓨터가 스스로 알아서 장애를 진단하고 네트워크 환경을 최적화해주는 기술이다. 하노버(독일)=김남국·박영태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