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 11일 단행된 고위직 인사 파동의 여진에 시달리고 있다. '서열 파괴' 인사로 좌천된 간부들이 사표를 내거나 고심 중이며 일부 조직에서는 당분간 업무 공백 사태도 우려된다. 인사 단행일에 사시 13,14,15회 등 고참 간부들이 1명씩 사퇴한 데 이어 12일에도 광주고검 차장으로 좌천된 조규정 광주지검장(15회)이 사표를 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사 파동으로 사표를 낸 고위 간부는 이들 4명을 포함,모두 10명으로 늘어났다. 또 상당수 간부들이 진퇴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져 검사장 승진 인사 등 후속 인선이 불가피하다. 일부 간부들은 송광수 신임 검찰총장 내정자가 정식 취임한 뒤 사표 제출 여부를 결정키로 해 송 내정자 취임 전후까지 인사 파동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고위 간부직에 대한 후속 인사 시기를 조율 중"이지만 추가 사표 제출 가능성이 있어 "이번주 내 발표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한 뒤 통상 일주일 후 실시했던 일선 지검의 차장·부장·부부장 등 검찰 중간 간부 인사 발표가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공석인 고위직은 부산고검장 등 모두 네 자리다. 부산고검은 고검장과 차장이 모두 공석이어서 당분간 업무 공백 사태가 우려된다. 지난 인사에서 좌천된 일부 검사장은 이날 출근을 늦추고 시내 모처에서 모임을 갖는 등 진퇴 문제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 검찰총장 내정자와 사시 13회 동기인 김원치 대검 형사부장(유임)은 "검찰이 안정될 때까지 남아 달라는 후배 검사들의 만류로 당분간 사표 제출을 유보키로 했다"며 "그러나 송 내정자가 정식 취임하면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의 다른 검사장은 "일단 13일 부임지로 출근을 한 뒤 열흘간 연가를 내고 사표 제출 여부를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학재 대검 차장이 이날 퇴임식에서 "자율적인 검찰 개혁"을 주장했으며 김영진 대구지검장,김규섭 수원지검장,조규정 광주지검장 등도 퇴임식을 가졌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