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차관급 인사가 발표된 이후 열흘이 지나도록 각 부처의 후속 인사(1급 승진 등)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외 경제불안 등으로 바빠져 "인사를 챙길 틈이 없기 때문"이란 게 각 부처의 설명이다. 하지만 사람 수에 비해 '자리'가 턱없이 모자라 장관들이 인사안의 윤곽조차 짜기 어려운게 더 큰 이유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재정경제부는 지난번 차관인사에서 김용덕 전 국제업무정책관(제2차관보)만 관세청장으로 승진, 현재 비어 있는 1급직이 한 자리뿐이다. 반면 무보직 대기상태로 있는 국장급 이상 공무원은 심달섭(행시 13회) 장수만(15회) 문창모(18회) 장건상 국장(20회) 등 4명이고 청와대에서 복귀할 김병기(16회) 오갑원 비서관(17회)과 김영용 민주당 수석전문위원(15회)까지 합치면 7명에 달한다. 이용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공사(14회)도 재경부 복귀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구직난'이 심각해지자 기획예산처 정부개혁실장과 총리실 국무조정실 재정금융조정관 등 외부 개방직 공무원에 재경부 출신들이 응모하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재경부는 또 12일 임기가 만료된 정의동 코스닥위원회 위원장 후임으로 고참 국장을 보내려 하고 있지만 금융감독위원회쪽의 견제가 만만치 않아 교통정리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위는 이근영 위원장의 거취가 확정되지 않아 후속 인사가 꽉 막혀있다. 승진인사가 필요하지만 당장 이우철 민주당 수석전문위원과 남상덕 청와대 금융비서관 자리부터 마련해야 하는 처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윤영대 부위원장과 이한억 오성환 상임위원의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아있고 박상조 상임위원의 임기도 오는 9월까지여서 인사 요인은 당장 없다. 반면 산업자원부는 1급 보직중 차관보와 기획관리실장 무역투자실장 등 3곳이 비어있어 비교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윤진식 산자부 장관은 청와대에 2배수로 6명의 1급 후보자들을 보냈다. 차관보에는 김종갑 산업정책국장(17회)과 김상열 생활산업국장(18회), 기획관리실장에는 이현재 전 대통령직 인수위 전문위원(특채)과 이원걸 자원정책심의관(17회), 무역투자실장에는 박봉규 무역정책심의관(17회)과 이병호 국제협력투자심의관(14회)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