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12일 이라크가 전쟁을 피하기 위해 반드시 이행해야할 6개항의 전제조건을 제시하고 이를 제2차 유엔 결의안에 추가할 것을요구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날 하원 연설을 통해 이라크에 대한 모든 유엔 결의와 조건들이 이행되어야만 전쟁의 가능성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레어 총리가 이날 제시한 6개항의 요구사항에는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직접 TV 에 나와 대량살상무기(WMD)의 보유사실을 시인할 것, 이라크 과학자들에 대한 해외 면담을 허용할 것 등이 포함돼 있다. 블레어 총리의 이 같은 제안은 미국 단독으로 전쟁이 가능하다는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발언으로 야기된 파문을 진화하기 위해 영국 정부가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블레어 총리는 미국이 단독으로 전쟁을 수행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유엔의 이라크 무장해제 정책을 지지하느냐가 문제라면서 "이라크 문제에 대한 개입은 영국의국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블레어 총리가 제시한 6개항의 전쟁 회피 조건들.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이라크 TV에 출연, WMD 보유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폐기할 것을 약속한다. ▲탄저균을 비롯한 다른 화학.생물무기를 숨김없이 신고한다. ▲30명의 이라크 과학자와 그 가족들을 해외로 보내 유엔 사찰단과 자유롭게 면담할 수 있도록 한다. ▲유독물질 살포에 사용될 수 있는 무인 비행기 보유 내역을 공개한다. ▲알 사무드 미사일을 완전히 폐기한다. ▲이동식 생물무기 실험실을 폐기한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