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언덕이나 산비탈 또는 쌓인 눈 따위가 무너져 내려앉는 일을 사태(沙汰)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태는 호우에 의해 발생한다. 지진 천둥 등 소음에 의한 진동으로 생기기도 한다. 한국 금융시장에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원인은 SK글로벌의 1조5천억원대 분식회계사건이 제공했다. 첫번째 불똥은 채권시장에 떨어졌고 주식시장과 외환시장 등으로 번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악영향의 연결고리를 찾아 '팔자'로 그 고리를 끊고 있다. 그렇게 따지면 한국경제에서 성하게 남을 게 없을터다. 여러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최악의 시나리오대로만 움직일 뿐이다. 사태의 한복판에서 몸부림쳐봤자 기운만 빠진다. "내일이라는 날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수습에 대한 자신감이 사태확산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