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들이 SK 분식파문으로 몰려드는 환매요청에 동일 기준을 적용하지 못해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투신사들은 일단 SK글로벌 관련 펀드는 적정 가격이 결정될 때까지 연기하고 다른 펀드에 대해서는 환매에 응하기로 했다. 하지만 투신사 마다 환매요청 규모와 자금사정이 달라 불안감에 휩싸인 투자자들의 환매요청을 모두 들어주지 못해 항의가 뒤따를 전망이다. 13일 투신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순환매규모가 MMF(머니마켓펀드)와 채권형, 주식형 등 모든 펀드를 포함해 5조1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된데다 이날도 규모가 다소 줄기는 했지만 전날의 절반가량에 이를 것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환매요청 속출 속에서 투신사별로 환매 규모가 달라 일부는 환매요청이 들어오는 대로 환매에 응해주는 가하면 일부는 지급을 미루고 있다. 환매지급을 지연하는 것은 증권투자신탁업법에 따른 `환매를 요구하면 현금화시켜 지급한다'는 규정을 어기는 것이다. 한 투신사 관계자는 "환매요청 규모가 적어 MMF의 경우 환매를 요청한 고객에 대해서는 모두 즉시 환매해주고 있다"며 "하지만 일부 투신사는 환매규모가 커 환매에 모두 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투신사들이 SK글로벌 채권편입 펀드에 대해 환매를 지연, 다른 펀드와 분리하기로 하고 이날 가진 긴급 대책회의에서 SK글로벌 채권단회의가 열리는 오는 19일 이후 환매기준을 정하기로 당초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환매 요청 시점과 채권시장의 금리 변동에 따라 환수할 수 있는 자금에 차이가 날 수 있어 투자자들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전망이다. 또 일부만 환매한 펀드내에 부실채권만 남아 미처 환매하지 못한 투자자가 부실을 안게 될 가능성도 있다. 투신권 고위 관계자는 "SK글로벌 펀드와 다른 펀드를 분리해 환매하는 것은 투신권의 관례인 `선착순 환매'에는 어긋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시장 안정과 전체 투자자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분리 환매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