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이것이 문제다] (2) 'SK글로벌과 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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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이라도 '회계 부정'이라는 낙인이 찍히면 시장의 불신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다.
2001년 12월2일.세계 7대 기업 엔론의 파산 이후 잇단 회계 부정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렸던 미국경제가 그랬다.
GE 존슨앤드존슨 등 초우량기업에 대해서도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되는 등 회계 전반에 대한 신뢰성이 상실됐다.
이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고 가뜩이나 약세 기조를 보이던 달러화 가치는 추가로 하락했다.
엔론과 SK는 99년 1월13일 합작 지주회사 SK엔론을 설립한 인연이 있다.
(주)SK와 엔론이 각각 2백50억원씩 출자한 SK엔론은 SK가스 대한도시가스 부산도시가스 등 11개 도시가스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엔론의 채권단이 엔론이 SK엔론에 출자한 2백50억원을 회수해갈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합작은 계속되고 있다.
엔론과 SK의 이같은 인연 때문에 SK글로벌의 분식회계는 '한국판 엔론사태'로 비유된다.
1조5천억원이 넘는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사건으로 주식,채권,환율시장이 요동을 치는 것도 엔론사태와 다를 바 없다.
게다가 SK글로벌의 분식수법 등은 엔론과 비슷한 점이 많다.
두 기업은 모두 10년이 넘게 차입금을 숨겨왔고 부당한 거래를 일삼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차입금 숨기기는 분식회계 가운데 가장 악질적인 수법이다.
두 기업의 차이점은 회계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이 감사조서 등 분식회계 관련 서류를 모두 파기했느냐(엔론)와 1백여상자나 되는 관련 서류를 문서보관창고에 쌓아뒀느냐(SK글로벌)일 뿐이다.
SK와 엔론사태는 회계 부정이 시장의 불신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H투신운용 관계자는 "이제는 초우량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재고하고 있다"며 "국내투자자뿐 아니라 외국인투자자도 등을 돌려 시장이 붕락의 위기를 맞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제의 심장부인 시장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회계 투명성 꼴찌 국가의 오명을 벗고 투명 회계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점을 되새기게 하는 대목이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