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권 환매사태가 기관투자자들의 환매 자제로 일단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환매요청이 개인 투자자들에까지 번지고 있어 투신권의 불안감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13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유동성 지원과 투신사 사장단의 긴급 대책 회의를 통한 연기금과 금융기관 등에 대한 환매 자제 요구 등으로 11∼12일 이어진 펀드 환매사태는 한층 진정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1시30분까지 투신권의 펀드 환매 규모는 2조원가량이고 대부분 머니마켓펀드(MMF)인 것으로 잠정 집계, 전날보다 대폭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펀드 판매사인 증권사에는 기관들의 환매요청이 눈에 띄게 감소한 대신 그동안 잠잠하던 개인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증권사 투신영업 관계자는 "영업을 개시하자 마자 펀드 환매에 대한 문의가 빗발쳤다"며 "개인투자자들이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환매에 나서고 있는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기관투자자들의 환매가 감소한 것은 투신 사장단의 자제 결의와 금감원의 기관투자자들에 대한 `팔목비틀기'에 가까운 환매억제 요청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투신권에서는 이같이 `강제된' 진정이 얼마나 갈 수 있을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금리가 정부와 한은 등의 대응으로 하락세로 반전됐다가 다시 상승세를 보인 점도 떨쳐버릴 수 없는 불안감을 반영한 것으로 투신권에서는 보고 있다. 투신권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 등의 요청에 따른 기관투자자들의 환매 자제는 오래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아울러 규모는 작지만 뒤늦은 개인 투자자들의 환매대열 가세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SK글로벌 채권의 분식회계로 인한 파문이 신용카드 채권 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며 "진정세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이같은 불안감 해소가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