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실질적인 최고 권력기관은 공산당이지만 형식상으로는 우리의 국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다. 이 전인대에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은 곳이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이다. 다시 말해 정협은 각 정치세력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이들의 요구사항을 전인대에 넘기는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조직. 당연히 정협은 전인대에 앞서 개최된다. 제10기 정협도 전인대에 이틀 앞선 3일 개막돼 이날 오후 주석과 부주석 24명, 비서장, 상임위원을 선출하고 14일 폐막한다. 각 지역에도 전인대와 함께 정협 조직이 필수적으로 구성된다. 제9기때는 중앙정협 주앙 주석단은 모두 31명이었으나 이번 제10기에는 24명으로 줄었다. 주석은 권력 서열 4위로 리루이환(李瑞環)주석의 후임에는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측근인 자칭린(賈慶林) 정치국 상무위원이 등장했다. 10년간 정협조직을 장악하고 있던 올해 68세의 리 주석의 퇴진은 이른바 혁명 제3세대의 퇴조와 함께 일찍부터 예견돼왔다. 또 제10기 전국 정협 전국위원에도 신인과 소수민족, 여성의 진출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총 2238명 위원중 50.9%에 달하는 1천139명이 처음으로 중앙 정치무대에진출했으며, 소수민족 출신도 262명에 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여성위원도 지난 9기정협에 비해 다소 늘어난 373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아울러 비공산당 출신은 절반이 넘는 1천343명,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소유자도 1천909명으로 고학력화가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사영기업가는 물론 과학기술 기업창업자, 외국기업관리인 등이 지방 정협에 이어 중앙무대에도 대거 진출했다. 최근들어 사영기업가들의 요직진출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재산규모가 12억5천만위앤을 넘는 사영기업가 쉬관쥐(徐冠巨.42) 촨화(傳化) 그룹회장과 인밍산(尹明善) 리판(力帆) 그룹회장이 이미 1월 각각 저장(浙江)성 정협 부주석과 충칭(重慶)시 정협 부주석에 당선됐다. 현재 국무원과 정협의 요직에 진출할 사영기업가로는 중국 컴퓨터업계 선두주자인 롄상(聯想)그룹의 류촨즈(柳傳志) 회장과 신시왕(新希望) 그룹의 류융하오(劉永好) 회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한편 이번 정협에서는 조선족 출신인 조남기(趙南起.75) 부주석이 퇴진했고, 제9기 당시 14명이었던 조선족 정협위원이 9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연합뉴스)조성대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