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가 몰아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 일이 일어나서야 안되겠지만 세상살이가 마음 먹은 대로 굴러가기만을 바랄 수는 없는 일이다. 사람들은 인플레에 대한 경험들은 많지만 디플레에 대한 훈련은 거의 되어 있지 않다. 때문에 경제가 심한 디플레 속에 빠져들면 그 충격과 파급효과는 훨씬 크다. 이런 과감한 주제를 다룬 책이 로버트 R 프렉터 2세의 '디플레 뛰어넘기'(루비박스)다. 저자는 메릴린치에서 전략분석가로서 명성을 탄탄히 쌓았을 뿐만 아니라 몇 번의 경기 트렌드를 정확히 읽어냄으로써 자신의 브랜드를 확실히 구축한 인물이다. 대개의 저자들은 이런 경우에는 어떻고 저런 경우는 어떻다는 주장을 편다. 그러나 그는 이 책에서 역사적인 사례들을 정교하게 분석한 뒤 '모든 것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릴 거대한 폭풍이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고 단정하기를 서슴지 않는다. 한 마디로 그는 미국 경제가 심한 디플레,다시 말하면 공황 상태에 빠져들 수 있다고 거침없이 말한다.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또는 무엇인가를 배우기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그의 말처럼 제1부 '왜,파국은 피할 수 없는가' 부분을 읽으면서 폭락과 공황의 가능성에 대해선 독자들의 판단이 필요하다.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심한 디플레가 왔을 때 개인이 어떻게 자신을 보호해야 하는가라는 부분이다. 아주 구체적인 방법이 이 책의 2부를 구성하고 있다. 부동산을 사야 할 것인가 말아야 할 것인가와 채권 소장품 상품투자 보험 직장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판단을 하고 행동해야 할 것인가가 잘 정리되어 있다. 2부의 제목은 '어떻게 자산을 지켜 파국을 이용할 것인가'이다. 디플레가 온다고 판단되면 일단 모든 투자 기준을 안전에 맞추고 자산 가격의 폭락에 대비해야 한다. 잘 준비된 투자자는 파국의 시기에도 엄청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글로벌 차원의 재테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공병호 경영연구소 소장 gong@go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