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2:01
수정2006.04.03 12:03
13일 낮 12시30분.서울 송파구 석촌동 한솔병원 1층.오전 진료가 끝나자마자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이동근 원장(52)이 종종 걸음으로 인근 석촌호수로 이동한다.
대장항문 전문의인 이 원장은 20분간 한바퀴를 빨리 걷는다.
함께 나온 간호사들이 뛰다시피해야 따라갈 정도의 속도다.
어느덧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진다.
"부지런히 걷다보면 서서히 땀이 나면서 기분도 상쾌해집니다.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영혼마저 맑아지는 느낌이 오죠."
이 원장은 매일 오전 7시30분에 출근한다.
7층 높이의 병원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입원 환자들의 상태를 점검한다.
회진이 끝난 뒤 평균 5∼10명의 치질 환자를 수술하고 1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대장 내시경검사를 실시한다.
오후 7시 퇴근할 때까지 9시간30분 동안 서 있거나 걸어다니는 셈이다.
2시간 남짓한 진료시간만이 유일하게 앉아있는 때다.
이처럼 격무에 시달리는데도 이 원장은 30대 체력을 자랑한다.
이를 두고 직원들이 붙인 별명도 '바람 같은 사나이'이다.
이 원장의 건강 비결은 속보.그는 하루에 한번씩 운동하지 않으면 몸이 뒤틀린다.
퇴근한 뒤 직행하는 곳은 자택 인근 스포츠센터.조깅트랙에서 약 1시간가량 8㎞를 빨리 걷는다.
저녁 때 직원들과 회식이 있거나 다른 약속으로 스포츠센터를 가지 못할 날에는 석촌호수 운동으로 대신한다.
"외과의사는 다리 힘이 약하면 오랜 시간 선 채 수술을 할 수 없습니다.
일종의 육체노동자인 셈이죠.걷기가 건강을 지켜주는 것은 물론 의사로서의 수명도 연장해줍니다."
이 원장은 속보 예찬론자다.
40세 이전에는 달리기가 좋지만 40세가 넘으면 관절이나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는 빨리 걷기가 바람직하다는 것.공기가 나쁜 새벽시간에 야외에서 걷는 것을 금기시한다.
그의 다른 건강 비결은 채식.육류는 입에 대지도 않는다.
끼니마다 즐겨먹는 된장국으로 단백질을 보충한다.
"7살때 만성설사로 거의 죽을뻔 했습니다.
그뒤부터 고기에 손이 안 가더라고요.
채식을 하면 장이 편해지고 대장암 등 서구형 질병에도 걸리지 않습니다.
제 피부가 친구들보다 부드럽고 탱탱한 것도 속보와 채식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