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련된 목수는 연장을 가리지 않는다.' 클럽을 도난당한 뒤 임시 클럽으로 대회에 나선 선수가 첫날 공동 선두에 올라 주위를 놀라게 했다. 주인공은 지난해 퀄리파잉 토너먼트에서 1위를 차지해 시드를 받은 미국 PGA투어 프로 제프 브레허트(39).그는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의 미라졸CC(파72)에서 열린 혼다클래식(총상금 5백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만 9개 잡으며 9언더파 63타를 기록,노타 비게이 3세,저스틴 레너드 등과 함께 1위를 마크했다. 브레허트는 지난주 토요일 차고에 두었던 클럽이 도난당하자 예전에 쓰던 구형 드라이버와 웨지 2개,그리고 우산만 챙겨든 채 대회장으로 향했다.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에 도착해서도 자신에게 맞는 클럽을 구할 수 없게 되자 샤프트 길이를 조정하고 헤드를 다듬는 등 즉석에서 클럽을 맞춰 경기에 임했다. 그런데 첫날 결과는 의외였다. 그는 임시 클럽으로 24개의 퍼트를 한 끝에 생애 최소타수를 기록한 것.이날 드라이버샷 정확도는 71%에 달했고 거리도 2백90야드나 나갔다. 한편 이날 섭씨 32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닐 랭카스터의 캐디 데이비드 베이글이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비게이 3세는 또 14∼5번홀까지 10개 홀에서 버디 9개를 낚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