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주가와 달러가치가 급등했다. 국제유가와 금값은 급락했다. 이라크전쟁이 지연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전쟁이 나더라도 단기에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호재로 작용,국제금융 및 원자재시장은 13일부터 일단 안정세를 되찾았다. 특히 미국과 유럽증시의 하루 상승폭은 3~6%로 5개월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시아증시도 14일 일제히 반등했다. ◆국제금융?원자재시장 급속 안정 미국 다우지수는 13일 3.6%(2백69.68포인트) 급등한 7,821.75에 마감됐다. 나스닥지수의 상승폭은 4.8%(61.54포인트)로 더 컸다. 영국 독일 등 유럽증시도 6%이상 치솟았다. 이어 14일 도쿄 홍콩 대만 등 아시아증시도 1~4%의 오름세를 탔다. 특히 도쿄증시의 닛케이주가는 1.7% 상승,3일만에 8천엔선을 회복했다. 달러가치는 뉴욕시장에서 한때 2엔(1.8%) 가까이 뛴 달러당 1백18.78엔에 거래되면서 달러 약세기조가 마무리 국면에 와있다는 관측을 불러 일으켰다. 국제유가(WTI기준)도 배럴당 38달러선에서 35달러선으로 내려 앉았다. 전문가들은 특히 유가가 35달러선으로 떨어진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미쓰이증권의 원자재 애널리스트 앤디 스미스는 "최근 배럴당 39.9달러까지 폭등했던 유가가 심리적 저항선인 40달러를 뚫지 못하고 다시 35달러선으로 내려 앉은 것은 전쟁이 나더라도 유가 상승폭이 한정될 것임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유가하락에 맞물려 국제금값도 온스당 3백36달러로 10.3달러 떨어졌다. ◆추세반전인가,일시적 현상인가 이처럼 주가와 달러가치가 급등하고 유가는 급락하자 세계금융 및 원자재시장의 혼란이 끝나고 안정추세로 기조가 반전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기에는 주가 및 달러가치의 상승폭과 유가 낙폭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높은 주가 상승폭에 주목한다. 미국 등 선진권 증시가 4~6% 폭등한 것은 증시의 바닥신호라는 것이다. 달러가치가 1백18엔대로 회복된 것도 금융시장 안정의 전조로 풀이되고 있다.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가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달러가치가 상승한 것은 외국자본의 미국시장 이탈이 진정될 것임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안정이 일과성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등 주요국들의 경기호전 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단지 이라크사태 변화만으로 주가와 달러가치가 올랐다는게 그 이유다. 일부 전문가들은 특히 전쟁지연 기대로 금융시장과 원자재시장이 안정된 것은 역으로 시장이 그만큼 이라크사태에 좌우되고 있다는 점만 확인해 줬을 뿐이라며 이날의 시장안정을 평가절하했다. 월가 투자은행인 글로벌파트너스의 피터 카딜로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2월 소매판매 실적이 예상치(0.4% 감소)보다 훨씬 나쁜 1.6% 격감했고,이라크 문제도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랠리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