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자영업자들은 소득의 5분의 1 이상을 줄여서 신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축소신고 비율은 독일 등 선진국은 물론 경제력이 비슷한 대만에 비해서도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조세연구원은 14일 '조세정책과의 연계를 통한 사회안전망 정책의 효율성 제고방안' 보고서에서 1996년도 국내 자영업자들의 소득신고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세연구원이 한국과 대만 독일 러시아 등 4개국 통계자료를 근거로 소득의 과소신고 비율(미신고액/추정 소득액)을 계산한 결과 국내 자영업자들은 지난 96년 기준으로 소득의 20.31%를 세무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만원을 벌어 7천9백69원만 신고했다는 얘기다. 반면 대만의 과소신고 비율은 96년 16.52%로 한국보다 낮았고 독일은 8.09%(83년 기준)에 그쳤다. 러시아는 소득의 74.94%(95년 기준)가 신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진권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비교대상 4개국 가운데 한국은 고소득층의 과소신고 비율이 특히 높았다"며 "과소신고는 자원배분의 왜곡을 초래할 뿐 아니라 세금을 충실하게 내는 근로소득자들에게 그만큼 손실을 입힌다"고 지적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