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1987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데 이어 지난 1월30일 프랑스 사회보장번호(우리나라의 주민등록번호)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13일 "인터폴의 수배를 받고 있는 김 전 회장이 프랑스 국적을 취득,그의 신병을 한국으로 인도하는게 불가능할 것"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리베라시옹은 김 전 회장과 부인(정희자) 그리고 두 자녀가 87년 4월2일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으며,필립 세갱 당시 사회부 장관이 서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불어를 못하는 김우중씨 가족은 엄격한 귀화법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프랑스에 공헌한 경우'라는 특별조항이 적용돼 국적을 취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대우가 87년 로렌 지방에 전자 레인지 공장을 설립한 게 프랑스에 공헌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설명하고 이 같은 특혜에 가까운 특별조항을 적용받는 데는 정계 최고위층의 후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김우중 전 회장을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친구(ami Chirac)"라 지칭한 뒤,1985년 제라르 롱게 로렌 지방의회 의장을 통해 프랑스와 인연을 맺은 김 회장이 이듬해 한국을 방문한 자크 시라크 당시 총리와 만나 가까워 졌다고 소개했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