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계열사들은 14일 일제히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사태에 따른 영향이 거의 없다"고 밝히는 등 시장신뢰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SK계열사들은 "유동성에 문제가 없으며 고강도 자구노력을 통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겠다"며 투자자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SK(주) 주총에서는 소액주주들이 현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등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SK㈜=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주총에서 황두열 부회장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발생한 초유의 불미스러운 사태로 주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및 투명성 제고에 더욱 노력해 주주 여러분의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황 부회장은 또 "주가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10% 이상의 자사주 매입을 검토하고 있으나 SK글로벌에 대한 매출채권 1조5천억원을 출자전환한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SK텔레콤 주식도 적절한 시기에 매각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최고재무책임자(CFO)인 유정준 전무는 "SK텔레콤 주식을 전량(19.8%) 처분할 계획은 현재 없다"며 "인천 용현동 부지 10만평 매각 등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최악의 상황이 온다면 SK텔레콤 지분 매각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무는 "SK㈜는 이라크사태에 대비해 2조6천억원대 현금자산을 보유하는 등 유동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최태원 SK㈜ 회장 등 오너 일가에 대한 대여금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주총에서는 일부 소액주주들이 경영진 총사퇴를 요구하는 등 항의와 질책이 잇따랐다.


또 3백37만주의 위임을 받은 템플턴자산운용측은 "현 사태에 대해 모든 이사들이 책임이 있다"며 임기 만료된 2명의 사외이사 재선임에 반대해 주주간 표대결이 벌어지기도 했다.


표결 결과 찬성 3천7백84만주(72%),반대 1천4백68만주(28%)로 나타나는 등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셌다.


◆주요 계열사=SK텔레콤은 서울 대방동 사옥에서 주총을 열었으나 주당 1천8백원(배당률 3백60%)의 배당금 등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고배당 덕분인지 소액주주들의 항의는 전혀 없었다.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은 "SK글로벌 사태에 따른 주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SK글로벌에 대한 매출채권이 32억원에 불과하고 지급보증 등이 전혀 없어 최악의 경우 SK글로벌이 부도 처리되더라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SKC와 SK케미칼 주총도 순조롭게 치러졌다.


SKC 최동일 사장은 "머니마켓펀드(MMF) 등 현금자산이 1천6백50억원에 달해 유동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SKC는 보유 중인 SK글로벌 지분 3.29%(3백26억원)를 모두 손실 처리해 순이익이 2백17억원으로 줄었으나 나중에 정상화될 경우 평가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케미칼 홍지호 사장도 "SK글로벌 주식 2.5%를 보유하고 있으나 지급보증 등은 전혀 없고 현금 유동성이 1천2백억원대에 달해 현재 자구책을 강구할 정도로 비상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