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시장이 살얼음판을 걷는 위기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변화에 단초를 제공하고 있는 건 역시 외국인이다.


북한의 핵문제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과 정책당국의 대응미숙이 겹치면서 우리 경제에 대한 해외시각이 악화되자 외국인의 태도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손절매(loss cut)와 셀 코리아(sell korea)문제를 놓고 논란이 있었던 외국인의 매도세는 갈수록 셀 코리아의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


국제간 자금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각종 글로벌 펀드들도 한국에 대한 주식투자비중을 줄이고 있어 주목된다.


우리 경제에 대한 단기적인 해외시각을 나타내 주는 외평채 가산금리도 급등하고 있다.


같은 맥락이겠지만 국내기업과 금융기관들의 해외차입여건도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벌써부터 다음달부터 시작될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의 신용등급 조정시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대두되고 있다.


만약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이 다시 하락할 경우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중남미 국가처럼 위기상습 국가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우리나라의 국제금융시장 위상은 크게 약화되면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외환위기 등 과거 위기상황에서 나타난 재테크 시장의 전형적인 모습은 주식과 채권,원화값이 동시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다.


가장 뚜렷한 현상은 주가의 하락이다.


우리 경제에 대한 국가위험도 우려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한 지난 5일 이후 주가하락률로 본다면 세계에서 가장 크다.


원화 가치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미 달러화 가치가 모든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는 반면 유독 원화에 대해서만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다.


최근 재테크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난기류가 한국측 요인이 크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일부 계층들의 달러화 사재기가 원화 약세를 가속시키고 있는 점이다.


과거 외환위기 과정에서도 일부 계층들의 달러화 사재기는 국민화합 분위기를 이완시키면서 위기감을 증폭시킨 사례를 감안하면 경계해야 한다.


한동안 강세를 보이던 채권값도 약세로 반전됐다.


요즘처럼 대내외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경향(flight to quality)으로 채권이 인기를 끄는 것이 일반적이다.


위기상황과 비상사태와 차이가 나는 것인 바로 채권값이 약세를 보이는 점이다.


당연히 시중금리는 연일 상승하고 있다.


앞으로 재테크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가장 큰 관심사는 언제 재테크 시장이 위기상황에서 벗어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무엇보다 북한의 핵문제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이 문제에 대해 외국인이 체감적으로 느끼는 불안감은 당사국인 한국민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각종 정책에 따른 혼선도 커다란 요인이다.


재테크 시장의 위기상황이 의외로 오래갈 가능성이 지적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위기상황이 종료될 시점에 재테크 생활자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의외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외환위기 초기 당시에도 고금리를 이용해 채권을 매입한 사람들이 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한 이후 주식으로 갈아탄 사람들이 커다란 수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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