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來花滿地, 춘래화만지 秋去葉飛天. 추거엽비천 至道離文字, 지도이문자 元來是目前. 원래시목전 -------------------------------------------------------------- 봄이 되면 꽃 흐드러지게 피고/가을이 갈 무렵이면 펄펄 단풍잎이 날린다/지극한 도는 문자로 설명되지 않나니/원래 모든 것이 바로 눈 앞에 있다네 -------------------------------------------------------------- 최치원(崔致遠)이 계절의 변화를 통하여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깨닫고 이를 시로 읊은 것이다. 과학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오늘날 우리는 옛날에는 미쳐 몰랐던 변화의 원리나 이치들을 알게 됐다. 그러나 우주자연의 오묘한 변화나 생명의 신비에 관해 우리는 참으로 많은 것을 아직도 모르고 있고,알고 있는 것도 언어나 문자로 다 나타낼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고, 언어나 문자로 나타낼 수 없다 해도 세상은 돌아가고 진리는 엄연히 존재한다. 이병한 < 서울대 명예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