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권력 대이동이 시작됐다. 중국은 15,16일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의회)를 속개, 후진타오(胡錦濤) 총서기를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부총리를 총리, 우방궈(吳邦國) 부총리를 전인대 상무위원장(국회의장 격)으로 선출하고 신정부를 출범시켰다. 이는 중국의 권력이 장쩌민-주룽지-리펑 중심의 3세대에서 후진타오-원자바오 체제의 4세대로 옮겨가는 단순한 인적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고있다. 혁명세대의 퇴진과 함께 개혁성향의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힘의 패러다임이 급속히 바뀔 것임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운용의 주도권이 정부에서 시장으로, 경제주체가 국유기업에서 사영기업으로 발빠르게 옮겨가는게 그것이다. '붉은 자본주의자'들의 행진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은 '정부와 시장이 함께 춤을 추는'(중국경제시보) 시대로 들어섰다. 장리추안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연구원은 "앞으로 정부의 기능은 계획 관리에서 간접 조정에 국한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근 정부조직을 개편하면서 국가발전 계획위원회를 국가발전 개혁위원회로 이름을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정부가 신경제 창출을 위해 경제팀의 주력부대(장관급)를 60대에서 50대로 연소화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17일 원자바오 신임총리가 지명할 새 경제부처 장관들은 칭화대 베이징대 등을 나온 50대 테크노크라트가 주축을 이룰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중국 경제성장의 선봉인 상하이시는 최근 49세의 경제학 석사 한정 부시장을 시장으로 선출했다. 물론 장쩌민 국가주석이 중앙군사위 주석에 유임되고 그의 측근들이 당에 이어 정부요직에 포진, 후진타오 주석의 개혁속도에 제동을 걸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하지만 전인대 선거과정에서 장 주석과 쩡칭훙 신임 국가부주석에 대해 반대표가 이례적으로 많이 나오는 등 당.정 모두 1인지배를 위한 거수기 역활을 거부하고 있어 중국의 파워시프트는 되돌릴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