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라 말하긴 아직 일러"..박윤수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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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주가가 바닥은 아니다."
박윤수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43)은 한국 증시를 여전히 어둡게 보고 있다.
'바닥권에 온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박 상무는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증시 낙관론이 식지 않았던 작년 7월 박 상무는 2002년 하반기중 지수가 580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고 작년 11월에는 2003년 상반기중 520선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이같은 전망이 맞아떨어지면서 증권가에선 그의 시각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수 520선이 무너졌던 하락세가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바닥권에 온 것인가.
"현 상황에서 섣불리 바닥을 논하긴 어렵다.
북한 핵문제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라크전쟁도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SK글로벌의 분식회계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가가 급락한 만큼 기술적 반등은 있을 수 있으나 '의미있는 반등'은 나타나기 힘들다고 본다."
-그렇다면 바닥권을 얼마로 보는가.
"일시적으로 종합주가지수 500이 깨질 수도 있다.
바닥권에 대한 공감대가 생기면 1백포인트 이상의 기술적 반등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
손절매성 프로그램 매도 등으로 하루 30∼40포인트 이상 폭락하는 투매성 신호가 나타나야 바닥에 대한 공감대가 생성될 것이다."
-종합주가지수 500대 초반이라면 저평가됐다는 말이 많은데.
"PER(주가수익비율)를 기준으로 한국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주장은 현실성이 없다.
PER(주가/주당순이익)의 분모인 기업이익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SK글로벌 분식회계로 한국기업의 이익 자체에 대한 의심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있다.
"외국인 입장에서 현재의 한국 주식은 매력적이지 않다.
북한 핵문제로 국가 위험이 커졌고 주가는 연일 하락세다.
환율도 문제다.
올해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되자 원화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
환율면에서 불리한 입장이 된 외국인이 주식을 살 이유가 없다.
SK사태가 가져올 파장도 주목된다.
SK사태는 '한국 주식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한국 주식을 팔지않고 보유해왔던 외국인에게 매도의 좋은 핑곗거리를 준 셈이다."
-'셀 코리아'의 서곡이라고 보는가.
"외국인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팔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외국인이 보유중인 90조원어치의 주식을 한번에 팔지 않는다고 해서 '셀 코리아'가 아니라는 시각은 안일하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가별로 같은 비중으로 주식을 줄였으나 올해는 유독 한국에서 파는 강도가 세다.
셀 코리아는 이미 시작됐을 수 있다."
-중·장기적 전망은.
"강세 전환의 논리를 아직까진 찾기 어렵다.
석유 등 원자재 값이 꾸준히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전쟁이 터지면 유가가 내릴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석유 재고수준이 지나치게 낮다.
유가가 중·장기적으로 오른다면 우리 기업은 이익을 내기가 어려워지고 증시는 힘들게 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