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김대중 前 주류BG사장 '중공업' 이사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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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그린'소주 신화의 주역이자 '히트 상품 제조기'로 통하는 김대중 테크팩BG사장(前주류BG 사장·55)을 두산중공업에 투입하기로 결정,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북 안동 출신으로 지난 70년 서울상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양맥주(OB맥주 전신)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김 사장은 두산그룹에 몸담은 30여년 대부분을 주류 부문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두산이 성공작으로 꼽는 '그린소주''산소주''청하''설중매' 등의 히트 제품은 예외없이 그가 시장에 띄운 것들이다.
한마디로 술에 관한 한 자타가 공인하는 '도사'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사업 부문은 잘 모른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김 사장이 상처 투성이인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오는 21일 정기주총에서 김 사장을 등기이사로 보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방침이다.
두산중공업의 현 등기이사 8명 가운데 중공업에 보직이 없는 그룹 출신은 사주3세대로 ㈜두산 전략본부를 이끌고 있는 박용만 총괄사장과 민경훈 두산건설 회장 2명뿐인데, 다른 이사진에는 변동이 없고 민 회장 대신 김 사장만 새 등기이사로 올라가게 된다.
업무의 경중을 떠나 김 사장이 현재 맡고 있는 테크팩BG 사장 자리를 내놓지는 않겠지만,중공업에서도 회의 때만 얼굴을 내미는 '서류 이사'에 머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장의 업무 스타일을 주변사람들은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추진력'으로 규정한다.
일단 신상품이 나오면 관련 직원들의 사표를 미리 받아놓을 만큼 거세게 몰아치는 카리스마는 주류 업계에서 한때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을 정도다.
어쨌든 평생 술만 팔아온 '불도저'사장이 아직도 포연이 매캐한 두산중공업에서 어떤 전선에 배치될 지가 당장은 큰 관심거리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