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쇼크, 카드채 위기, 이라크 전쟁 임박설이 한국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정부는 17일 카드사에 대한 고강도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종합주가지수는 22.41포인트(4.16%) 떨어진 515.24에 마감, 지난 2001년 10월15일(513.99) 이후 1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투자자는 6일째 '팔자'에 나섰고 투매성 매물이 쏟아졌다. 코스닥지수는 6.39% 폭락하면서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카드채가 거래실종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회사채 시장도 얼어붙었다. 펀드 환매로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투신사들은 카드채를 소화할 수 있는 직접적인 수급대책을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이라크전쟁.북핵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SK 쇼크와 카드채 위기 등이 금융시장을 혼란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거래소시장에선 하락종목이 7백17개에 달했다. 작년 12월23일(하락종목 7백23개) 이후 가장 많았다. 하한가 종목도 58개였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금융시장이 사실상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다"면서 "정부는 단기유동성 대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주말보다 6원30전 오른 1천2백47원50전으로 마감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카드채에 대한 우려로 전주말보다 0.02%포인트 상승한 연 5.10%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국채 매입을 위한 입찰 결과 당초 예정했던 2조원에 미달한 1조4천8백83억원(국고채 5천억원, 통안증권 9천8백83억원)만 매입했다고 밝혔다. 국고채는 예정대로 매입했지만 통안증권은 낙찰 수익률이 시장금리와 비슷해 투신사의 응찰이 저조했다. 장진모.안재석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