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세계적 생산기지로서의 위상이 날로 강화되면서 이제는 강력한 경제대국의 면모를 갖췄다.


한국과의 관계에서도 자본과 경제발전의 경험을 받아들이기에 열중하던 단계에서 팽팽한 경쟁과 보다 높은 수준의 협력을 병행하는 새로운 단계로 옮아가고 있다.


이같은 중국의 부상에 대응해 국내 기업들도 현지완결형 진출계획을 수립하는 등 중국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전략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중국은 방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세계 산업구조 재편을 선도하고 있다.


기술수준이 높은 정보통신 가전 등에서도 세계적인 생산기지로 떠올랐다.


중국내 1백대 기업 가운데 소프트웨어 반도체 컴퓨터 통신 등 전자 및 정보기술(IT)관련 기업이 전체의 75%를 차지할 정도다.


TV DVD플레이어 브라운관 모니터 휴대폰 등 웬만한 제품들은 중국산이 휩쓸고 있다.


그동안 모토로라 노키아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장악하고 있던 중국내 휴대폰 시장의 경우만 해도 중국 현지기업들이 맹추격하면서 어느새 3분의 1을 잠식했다.


중국의 값싼 물건이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 밀려들면서 해당국의 물가 하락을 초래, '중국산 디플레이션'을 수출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반도체 등의 첨단기술도 중국으로의 이전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일본의 NEC가 현재 주력기술인 0.13마이크론급 기술을 중국에 이전키로 했으며 대만도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기술 이전 제한을 완화했다.


이와 함께 선진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해외 고급인력도 몰려드는데 힘입어 선진기술 습득과 생산능력 향상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기술격차도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이같은 중국의 급부상에 발맞춰 국내 기업들도 중국 시장 전략을 발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투자에 초점을 맞추면서 현지완결형의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삼성과 LG SK 등은 중국에 제2의 본사를 설치, 현지에서 생산은 물론 연구개발과 마케팅까지 이뤄지도록 했다.


삼성은 "중국 대응전략과 삼성의 생존전략이 함께 한다"는 이건희 회장의 지론처럼 중국전략에 미래를 걸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국내영업을 총괄하던 이상현 사장을 중국본사 사장으로 발령, 현지 유통망 구축작업에 착수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LCD 노트북 냉장고 등 주요제품의 생산기반 건설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진출에 조심스러웠던 반도체 LCD 등 첨단기술분야도 조립공장을 잇따라 중국에 세우고 있다.


중국에서 철저한 현지화를 지향하고 있는 LG의 경우, 노용악 LG전자 중국지주회사 부회장이 중국에서 가전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외자기업 대표로는 유일하게 '2002년 중국 가전 10대 인물'에 뽑히는 성과를 거뒀다.


소비자와 접촉하는 품목을 다수 확보한 LG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최근 LG는 중국에 대규모 연구개발센터를 설치, 중국사업의 비중을 한 차원 격상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K의 경우 중국 속의 SK라는 모토를 내걸고 현지법인 대표에 중국인을 임명하는 등 중국기업화를 추구하고 있다.


통신 생명공학 자동차 관련 사업 등 기존에 국내에서 벌였던 사업들을 대부분 중국에서도 시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잇따라 중국내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생산규모를 본격적으로 늘려 나가기 시작했다.


이미 중국시장에서는 현대와 기아가 각각 합작생산하는 소나타와 천리마가 날개돋친듯이 팔려나가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상하이 중국총괄본부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판매시장과 원료공급기지로서 중국에 주목하고 있다.


서부대개발 가스수송사업용 핫코일 입찰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중국내 설비의 신증설을 확대하고 발전소 철도 전력 등 사회간접자본 투자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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