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품질 포럼] 새로운 품질시대가 열린다 (3) "품질은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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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품질 최우선 경영인가?
그것은 한마디로 '품질은 돈이 되는 투자'이기 때문이다.
이를 깨닫기 위해서는 품질비용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기업이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준수해야 할 세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제품이든 서비스든 고객의 불만을 야기할 소지가 있는 불량품은 처음부터 만들지 않는다.
둘째, 만에 하나 첫번째 원칙을 준수하지 못해 불량이 나오는 경우가 있더라도 그것을 절대로 고객에게 전달하지 않는다.
셋째, 두번째 원칙마저도 무너져 불량품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신속하게 조처한다.
이 세가지 원칙의 준수에 들어가는 일체의 경비를 '품질비용'이라고 한다.
이것은 첫번째 원칙의 준수에 들어가는 예방비용, 두번째 원칙의 준수에 들어가는 검사비용, 세번째 원칙의 준수에 들어가는 실패비용으로 나눌 수 있다.
이를 합한 품질비용은 통상적인 기업이윤의 3~5배나 되기 때문에 기업이 이익을 내는 지름길은 품질혁신을 통해 이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그런데 일상적인 기업활동을 더 열심히 한다고 해서 품질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품질의 세계적 대가인 조셉 주란 박사는 '품질의 삼위일체 (Quality Trilogy)'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이것은 기업의 재무관리에서 유추한 것이다.
기업은 예산 '계획'을 세우고 이를 지키기 위해 지출 '통제'를 실시하고 나아가 재무구조의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품질도 돈과 같이 계획, 통제, 개선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즉, 누가 우리의 고객이며 그들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의 충족방안을 찾기 위한 '품질계획', 잘못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잘못된 일이 일어나더라도 신속히 복구하기 위한 '품질통제', 현재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리기 위한 '품질개선'의 3가지 활동이 골고루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품질 삼위일체의 기본개념이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품질개선이나 품질계획이 훨씬 더 필요한 실정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로는 안정적 운영을 위한 품질통제에 골몰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적 품질관리의 모순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관리중심의 기업문화를 혁신중심의 기업문화로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 주란 박사는 'Project by Project 접근법'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종래의 품질분임조 활동은 부서 내에서 일어나는 비교적 작은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혁신활동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미흡하다.
따라서 기업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전략적 과제를 도출하고, 교차기능(cross-functional) 팀을 구성해 이를 하나씩 순차적으로 해결하라는 것이다.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선 프로젝트들이 실행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그의 주장은 6시그마 품질혁신의 사상적 기반이 되었다.
한번에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순차적 방법으로는 혁신을 가속화할 수 없기 때문에 6시그마에서는 블랙벨트라는 개선 전담요원을 양성하여 중요한 프로젝트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6시그마란 불량률을 3.4ppm으로 낮추기 위한 활동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본질은 관리중심의 기업문화를 혁신중심의 기업문화로 바꾸기 위한 실천전략이다.
잘못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관리(control)와 좋은 변화를 창조하기 위한 혁신(breakthrough)은 기업활동의 두 수레바퀴다.
그런데 관리의 바퀴는 크고 혁신의 바퀴는 작은 것이 일반적 현실이다.
이 두 바퀴의 균형을 맞추지 못하면 아무리 열심히 일하더라도 제 자리에서 맴돌 뿐이다.
우리는 흔히 '품질은 작업자의 손끝에서 나온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품질에 대한 책임을 작업자에게 전가하는 대단히 잘못된 말이다.
설령 품질이 작업자의 손끝에서 나온다 하더라도 그것을 지배하는 것은 경영자의 품질 리더십이기 때문이다.
관리중심의 기업문화를 혁신중심의 기업문화로 바꾸는 것은 오늘날 경영자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자 사명인 것이다.
박영택 < 성균관대학교 시스템경영공학부 교수 ytpark@skku.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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