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맨해튼 한복판의 타임스 스퀘어. 타임빌딩 꼭대기에 있는 대형 방송 전광판에는 17일 대이라크 '전쟁선포'를 앞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긴장된 얼굴이 하루종일 비춰졌다. 이를 쳐다보는 뉴욕시민들의 얼굴도 굳어졌다. 하지만 타임빌딩 맞은 편 나스닥과 모건 스탠리 건물 외벽을 빠르게 돌고 있는 주식 시세판은 시간이 갈수록 급등했다. 전쟁으로 가는 시간표가 확정된 이날 다우지수는 무려 2백82포인트 치솟으며 8,000선을 뛰어 넘었다. 지난 1월23일 이후 최고치인 8,141.92. 나스닥도 1,392.27로 3.9% 오르며 1,400선에 바짝 접근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세계 증시를 짓눌렀던 '불확실성'이 조만간 제거될 것이란 기대감의 반영이었다. 일본계 미쯔호증권의 선물전략가인 필 러패트는 "전쟁이 48시간안에 끝날 것이란 기대도 많다"며 "이 경우 다우는 단기간 1천포인트 이상 뛰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주가 상승세의 지속여부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HSBC의 제이슨 제임스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15~20%의 상승이 예상되지만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며 "전쟁의 승리가 현재의 경기둔화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은 연말에 가서 실망할지도 모른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