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시프트 '차이나'] (下) 지방분권화 가속..'지역경제' 中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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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앙정부가 쥐고 있던 권력이 지방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국회)로 출범한 후진타오 주석-원자바오 총리체제가 50대의 전문 관료들을 앞세워 지방분권에 적극 나설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특히 후진타오 인맥이 중앙정부에 비해 지방에 많이 포진돼 있어 이같은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게 됐다.
중앙의 정치권력을 라오바이싱(老百姓,민중)으로 이양하는 작업도 더디긴 하지만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일본 경제평론가 오마에 겐이치는 "메가리전(megaregion,거대 지역)경제가 중국을 움직이는 시대에 들어섰다"고 지적했다.
◆후진타오 지방세력이 분권화 주도=중국이 국유기업의 개혁업무를 중앙에서 지방으로 넘기고 있는 것은 '부(富)의 생산'을 지방정부에 맡기겠다는 의미다.
(오마에 겐이치) 후-원체제가 출범과 함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무원 관계자는 "성과 시 정부에도 같은 기능을 하는 국자위가 생겨난다"며 "중앙정부의 입김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정부의 인허가 업무도 차츰 지방정부로 넘어가는 추세다.
이와 관련,작년 11월 16차 당대회 이후 지방 지도자로 새로 선임된 인물중 후진타오 인맥이 많이 포진돼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장슈에중 쓰촨성 서기,리위안차오 장쑤성 서기,리커창 허난성 서기 등이 대표적이다.
한정 상하이 신임 시장도 장쩌민보다는 후진타오 계열에 가깝다는 게 베이징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창장(長江)삼각주와 선전과 홍콩 등지를 아우르는 주장(珠江)삼각주 등을 중심으로 독자적 경제공동체 구축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제10기 전인대 대표로 참가했던 잉밍홍 상하이시 공상관리국장은 "창장 삼각주내 도시를 3시간대(자동차 기준)로 묶는 프로젝트가 추진된다"며 "오래지 않아 창장삼각주의 경제력이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지방관료 직접선거 확산=중국이 덩샤오핑의 지시로 지난 80년대 말부터 점진적으로 도입한 촌장 직접선거가 후-원 체제 출범으로 향,진 단위로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3농(농업 농촌 농민)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민주적 법제를 갖춰야 한다"는게 후진타오 주석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공산당 주도의 정치권력을 입법 행정 사법의 3권 분립체제로 개혁하는 실험도 차츰 확대하고 있다.
쩡칭훙 부주석의 주도로 선전시에서 시작한 이 실험은 최근 다른 4개 도시로 확대됐다.
물론 정치민주화에 대한 당내의 반발은 여전하다.
공산당은 이번 전인대 기간중 정치 민주화를 주장한 주간지 21세기 환구보도를 정간시키기도 했다.
느슨해지는 언론통제도 정치문제만은 예외인 셈이다.
그러나 "하늘은 높고 황제는 멀다"(天高 皇帝遠).
중앙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을 중심으로 한 메가리전 경제의 급성장은 중앙정부의 권력을 자연스럽게 지방과 인민으로 넘겨주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