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9일자) 전임 경제부총리들의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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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경제운용과 관련, 전직 경제부총리들이 잇달아 '쓴소리'를 하고 있다.
남덕우씨는 전경련 웹사이트에 올린 국민통합과 국가이념이란 글을 통해 빈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부자의 활동을 억압하면 기업가정신이 꺾이고 발전이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또 DJ정권에서 재경장관이나 부총리를 지낸 이규성 강봉균 진념 전윤철씨는 민주당과의 조찬회 자리에서 "청와대와 각 부처간 혼선이 심하다" "경제정책 집행창구를 (행정부)경제팀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이가 공개적으로 경제운용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전례없는 일이라는 점을 우선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뭔가 크게 잘못돼가고 있다는 판단이 아니었다면 이번과 같은 전임 부총리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바로 그런 점에서 전임 부총리들의 고언(苦言)은 우리 경제현실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반증이기도 하다.
남 전 부총리의 지적은 특히 그렇다.
분열과 대립을 통합하려면 국가이념이 구심점이 돼야 한다면서 우리 국가이념은 자유민주주의이고 그에 기초한 것이 대의정치와 시장경제 체제라고 밝힌 대목, 또 "대한민국은 자유세계의 일원"이라고 지적한 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거듭 강조한 대목에서 우리는 그의 고뇌를 읽게 되고 또 생각하는 점이 있다.
새 정부 고위관계자 중에는 "누가 시장경제를 않겠다고 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 역시 노무현 대통령의 시장경제에 대한 신념을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체에 못지않게 '그것을 보는 다른 사람들의 눈'이 의미가 있다는 점 또한 분명하게 말하고 싶다.
우리 국가이념이 시장경제라는 너무도 당연한 점을 다른 사람도 아닌 남 전 부총리 같은 이들이 강조하고 나섰다는 것은, 바꾸어 말하면 그렇게 가지 않은 듯하기 때문에 그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는 얘기가 된다.
우리는 바로 이 점,모든 사람에게 새 정부의 시장경제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긴요하다고 본다.
경제정책 창구를 일원화하라는 주문도 매우 현실감 있는 적절한 지적이다.
청와대의 이상(異狀) 비대로 경제팀은 더욱 왜소해진 게 사실이고 그래서 경제팀이 과연 제 기능을 다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기 때문이다.
거듭 말하지만 전임 부총리들의 쓴소리를 한귀로 듣고 흘려버려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