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감에 따라 은행들이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마련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나섰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국제업무지원단의 정현진 단장을 중심으로 비상대책반을 가동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1일 바레인 지점에 나가 있는 직원 가족을 서울로 대피시킨데 이어 확전 기미가 있을 경우 직원 6명에 대해서도 런던으로 철수령을 내릴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유사시에는 바레인의 전산시스템과 자금이체 업무를 런던 지점으로 이관해 수행토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도 지난달부터 조충구 대기업본부장을 반장으로 대책반을 가동중이다. 이 은행은 바레인 지점을 거점으로 현지 상황과 금융정보 등을 수집, 해외점포나 현지기업들에 제공하고 있다. 또 전쟁이 확산될 경우 바레인 지점 직원 4명을 사우디의 두바이로 긴급 이동시켜 중동지역 영업을 계속한다는 비상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국민과 신한, 조흥은행 등도 비상대책반을 구성하고 전쟁이 발발할 경우 외화조달에 차질이 없도록 유동성 점검에 나서고 있다. 이들 은행은 시장변동에 따라 시나리오별 컨틴전시플랜을 수립, 경영 상황에 반영할 방침이다. 은행들은 수출.수입업체 지원을 위한 비상대책도 마련했다. 산업은행은 5천억원의 장기특별자금을 운용, 거래기업들에 신규자금을 지원하거나 만기가 도래하는 운용자금은 장기대출로 전환해 줄 방침이다. 또 수출기업에 대한 무역어음 대출 기준금리를 현행 5.1%에서 4.9%로 내리기로 했다. 수출입은행은 수출업체의 수출환어음에 대한 만기를 연장하고 수출결제대금 입금지연에 따른 지체료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또 중동지역에 플랜트나 대형건설공사를 수주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이행보증을 확대하고 현지 금융지원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