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단기전 기대 급반등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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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악재로 추락을 거듭하던 증시가 18일 모처럼 큰폭으로 반등했다.
미국과 이라크 전쟁이 속전속결로 끝날 것이란 기대감으로 뉴욕증시가 '전쟁랠리'를 이어간데 힘입은 결과다.
국내 증시도 세계 증시의 흐름에 따라 반등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전쟁 랠리'를 낙관하기에는 성급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 해소로 단기상승은 예상되지만 북핵문제와 가계부실 문제 등 증시 교란요인이 남아 있어 다른 나라에 비해 반등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별화되는 한·미증시=국내 증시의 '나침반'격인 뉴욕증시는 전날 상승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3백포인트 가까이 상승,8,100선을 회복했고 나스닥지수도 4% 가까이 급등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하락폭을 만회하면서 540선에 다가섰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여전히 '팔자'에 나선 가운데 1천억원 가까운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었다는 점에서 아직 랠리를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국내 주가가 미국과 달리 급락세를 보인 것도 우리 증시에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장득수 신영증권 압구정지점장은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세로 주식시장이 반등했다는 점에서 랠리 가능성을 거론하기는 이르다"면서 "미국시장이 급등했지만 헤지펀드가 그동안 공매도한 주식의 숏커버링(반대매수)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지수가 500대 초반까지 급락하는 과정에서 손바뀜이 활발하게 나타났다"며 "주가 급락으로 움직임이 가벼운 상태에서 미국증시 급등이라는 호재에 시장이 크게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카드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인식에 따라 정부가 적극 개입할 것"이라며 "북핵문제도 이라크 전쟁후 리스크 요인이 되겠지만 결국 평화적인 방향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장은 "국내 증시가 다른 이머징마켓 대비 20% 추가하락했다"며 "전세계 증시보다 앞서가지는 못해도 키를 맞춰가는 랠리는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인이 관건=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5백억원 가까이 순매도하면서 6일째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현정환 SK증권 과장은 "외국인이 미국시장 급등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금융시장 불안과 북핵문제 등 국내악재가 완화되거나 새로운 호재가 나타나지 않는 한 소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과장은 "최근 3일동안 외국인은 대만시장에서 2천3백1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우리 시장에서 1천3백53억원을 순매도했다"며 "가격메리트 측면에서 우리 시장이 상대적인 우위를 갖고 있지만 전쟁 불확실성 해소이후 주가 반등시 대만시장이 유리하다는 결론을 도출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이 아시아 일부 시장에서 매수로 돌아섰다는 점은 전쟁리스크를 감안한 비중축소 전략이 일단락됐다는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다"며 "주요 종목에 대한 순환 매도공세가 어느정도 진행됐기 때문에 유가하락 및 세계증시의 반등이 나타날 경우 중립 내지는 매수로 선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전쟁 이후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내수부양책에 초점을 맞추고 내수우량주와 낙폭과대주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은 "전기·전자업종과 은행주의 상승률이 높겠지만 상승세가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식비중을 줄이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또 실적대비 낙폭이 큰 우량주와 SK사태로 급락한 우량 은행·증권주도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유통주 건설주 등 내수주도 정부의 내수 부양책에 힘입어 상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