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도의 대(對) 이라크 군사행동이 초읽기에 돌입하고 아시아발(發) 괴질마저 확산조짐을 보이면서 항공.여행업계 등 전세계 관광업계가 또다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9.11사태 등으로 이미 빈사상태에 처했던 전세계 관광업계는 실제 이라크전쟁이 터질 경우 자칫 기반 마저 무너질지 모른다는 극도의 불안속에 시시각각 변하는 이라크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은 19일 세계관광기구(WTO)를 인용, 최근 해외여행에 대한 불안고조로 관광업계가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앞으로 더많은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시아 지역의 경우 중국발 괴질로 예약이 크게 줄어들면서 휴가철 예약취소 사태가 잇따르는 등 이미 적잖은 피해를 입은 상태라고 BBC방송은 전했다. 이라크전 등은 9.11테러와 전반적인 경기침체의 늪에서 서서히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중대시점에서 머리를 든 초대형 악재라는 점에서 관광업계는 충격을 감추지못하고 있다. WTO는 그러나 상황이 이에 그치지 않고 훨씬 더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프란세스코 프랜지알리 WTO사무총장은 향후 수개월간 수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질것 같다고 경고하면서 유일한 희망은 분쟁이 조속히 끝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광산업 규모가 10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적인 관광지 하와이의 경우 이라크전에 따른 불안으로 항공편과 호텔예약의 무더기 취소사태가 발생하면서 관광업계에비상이 걸렸다. 하와이 관광청은 보고서에서 이라크 전이 벌어질 경우 작년기준 전체 방문객 640만명의 약 4분의1에 달하는 일본인 여행객을 비롯, 외래 방문객 유치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하와이 관광청 당국은 비상계획을 수립하고 마케팅 기금지출을 재조정하는 등 발빠른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알로하 항공사 대변인 스투 갈라우버먼은 "3월 한달동안의 예약 및 교통량이 전체적으로 10%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렉스 존슨 하와이 관광청장은 항공 및 호텔 등에서도 똑같이 예약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달에 이어 4월에도 예약취소 사태가 잇따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남아시아의 관광대국 인도의 관광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 9.11테러와 인도-파키스탄 분쟁 와중에서 벗어나 겨우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인도의 관광산업도 이라크전으로 또 다시 침체국면에 빠져들게 됐다. 관광산업 종사자들은 "최근 수개월 사이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관광객들의 예약취소율이 최고 80%까지 치솟았다"며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최악의 상황이 이어지자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항공사 등 관련업계의 자구노력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CNN방송은 상당수 아시아 항공사들이 여행 및 화물수송 감소에 대비, 항공 서비스 축소와 비용감소 등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의 국적항공사 콴타스항공은 강제휴가 등의 형태로 1천개의 일자리를 줄이는 감원계획을 발표했다. 화물운송 부문 세계 3위의 대한항공은 미주노선 등 일부 국제노선을 축소하고보안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서울=연합뉴스) kk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