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개전이 임박한 가운데 주전(主戰)과 반전(反戰) 진영간의 분열도 심화되고 있다. 이라크전 반대 진영의 선봉에 서있는 프랑스, 독일 등은 `전쟁 반대' 입장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이라크 독재자가 제기하는 위협이 수천명의 무고한 이들의 목숨을 앗아갈 전쟁을 정당화해주는가"라면서 "내 대답은 '노(NO)'"라고 말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부시 대통령의 최후통첩은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이며 미국은 이로 인한 결과에 대해 중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라크 전쟁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교황청은 `부시 대통령이 역사 앞에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청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의 최후통첩에 대한 공식 반응에서 "국제법 하에서 모든 평화적 방법이 소진됐다고 결정하는 이는 누구든간에 신과 자신의 양심, 그리고 역사 앞에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시라크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이라크 전쟁 반대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후 주석은 "평화의 문이 닫혀서는 안된다"며 "중국은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신임 중국 총리는 전쟁을 피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고 유엔 무기사찰이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원 총리는 "화살이 활 시위에 올려졌다"면서 그러나 "한가닥의 희망이 있는한 우리는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외교적 노력이 중단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인도네시아 정부 대변인은 "우리는 여전히 유엔 안보리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에 있는 이슬람사원 밖에서는 미국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이슬람 수호자 전선'의 하비브 리지에크 시하브는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수천명의 오사마 빈 라덴이 출현해도 이슬람교도들을 탓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전쟁에 반대한는 이들은 부시 대통령에게 간청하는 것을 중단하고 미국 국민에게 호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베트남전에서 국민 여론이 미국 정부로 하여금 전쟁을 그만두게 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어떠한 경우에도'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전쟁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왕세제는 파드 국왕을 대신해 행한 연설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형제국인 이라크에 대한 전쟁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라크가 미국의 점령하에 들어가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 이사국인 시리아도 부시 대통령의 최후통첩은 유엔 결의와 헌장, 원칙들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르단인 작가 아말 만수르는 부시 대통령을 `전세계를 3차 대전으로 몰고가는 새로운 히틀러'라고 비난했다. 반면 국내외의 반전여론에도 불구하고 호주와 일본 등은 미국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존 다우너 호주 총리는 2천명의 호주 병력을 미국 주도의 이라크 공격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호주 정부가 취하고 있는 입장이 옳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부시 대통령의 최후통첩이 부시 대통령에게 매우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전 총리는 사담 후세인이 테러리즘을 지원하기 때문에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불가리아는 18일 미군에 대한 병참 지원을 약속했다. 불가리아는 이미 미군에 흑해 사라포보 기지 사용을 허용한 상태이다. 그러나 미국을 지지해온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는 스페인 군의 이라크 파병 가능성을 배제했다. 아스나르 총리는 18일 의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스페인은 어떠한 공격에도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은 전쟁 위기에 유감을 나타냈으나 미국과 계속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도쿄.로마.카이로.베를린.마드리드.소피아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