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 공격을 위해 걸프지역에 22만명의 병력을 대기시키고 있는 가운데 영국 등 세계 각국도 미군 주도의 연합군에 속속 참여하거나 간접적인 지원을 표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18일 현재 모두 45개국이 연합군에 직.간접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국가들은 참전 명분으로 사담 후세인 축출을 내세우고 있지만 경제이권, 지역패권 등 자국의 이익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 분석이다. ◆ 영국 등 30개국 전쟁 직접 지원 이번 이라크전에 미국과 함께 실제로 전투병을 파병하는 국가는 영국 호주 쿠웨이트 등 3개국뿐이다. 연합국중 가장 적극적인 참전 의지를 보이고 있는 영국은 해.공군 및 특수부대 등 4만5천명의 병력을 걸프지역에 파견했다. 특히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이라크전 참여를 각국에 독려해 왔다. 영국의 맹방인 호주는 지상군 2천명을 이라크전에 파병하며, 전투기와 군함도 이 지역에 배치할 예정이다. 비전투 요원을 파견하는 국가는 체코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 한국 등이다. 한국은 수백명의 공병대를 보낼 예정이며 나머지 국가들은 이라크의 생화학무기 공격에 대비, 전문요원을 파견한다. 이외에 지난 90년 이라크에 영토를 빼앗겼다 회복했던 쿠웨이트는 미군과 함께 이라크의 주요지역으로 진격할 예정이며 이라크 북부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쿠르드족 민병대들도 이 지역의 지형에 익숙한 장점을 살려 미군들을 안내하거나 통역 임무를 맡게 된다. 군대를 파병하는 것은 아니지만 불가리아 등 상당수 국가들은 미군에 기지 제공 등 부수적인 전쟁 지원을 약속했다. 불가리아는 연료 급유를 위해 미군에 흑해의 사라포보 등 공군 기지를 제공키로 했으며 이탈리아는 미 해군을 위해 자국의 항구 사용을 허용했다. 덴마크 오만 터키 등도 기지 또는 군수물자를 제공한다. 네덜란드 알바니아 라트비아 크로아티아 등은 연합군 전투기들의 자국 영공 통과를 허용한 상태다. ◆ 15개국은 이라크 공격 지지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 이라크전에 국제연대 차원에서 협조하거나 아니면 사담 후세인측이 대량살상무기(WMD)를 사용했을 경우, 이에 대처할 방어지원을 제공할 국가들이 15개국 더 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의 이름은 거명되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미국과 정치.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캐나다 멕시코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바우처 대변인은 "이라크 종전 후 평화유지 및 이라크 건설에 참여키로 약속한 국가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CNN방송은 장 데이비드 레비테 주미 프랑스 대사의 말을 인용, "이라크가 생화학무기 등 금지무기를 사용할 경우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미국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도 "독일은 이라크 전쟁을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있지만 비밀리에 미군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해 이들 국가들의 참전 여부도 주목된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