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업계가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마무리짓고 새 출발에 나선다. LG카드는 19일 이헌출 사장이 사임함에 따라 후임에 이종석 부사장(51)을 내정했다. 이 부사장은 20일 열릴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 신임사장은 외환위기 당시 LG구조조정본부 사업조정팀장을 맡아 대규모 외자를 유치한 금융전문가로 지난해 3월부터 부사장을 맡아 왔다. 삼성.국민.현대카드에 이어 LG카드가 사장을 바꿈에 따라 새 CEO들이 현재의 위기상황을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 CEO들은 우선 '3.17 신용카드 종합대책'에 따라 약속한 대주주 증자와 무료 서비스 축소, 연회비 무료 금지 등의 현안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LG카드 이종석 신임사장은 3천억원의 대주주 증자와 2천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을 1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헌출 전 사장이 전 회원을 대상으로 한 주유할인 서비스를 과감하게 없앤 것처럼 비용부담이 큰 다른 서비스도 조정해야 한다. 2만원대로 떨어진 주가를 끌어올려야 하는 일도 숙제다. 지난 2월 이경우 사장 후임으로 취임한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은 올해 증권거래소 상장을 끝내야 하는 등 일거리가 산적해 있다. 하지만 증시상황이 불투명해 증시상장은 풀기 어려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체율 인하와 채권회수율 확대 등 골치아픈 현안도 산적해 있다. 지난 18일 이상기 사장이 물러난 현대카드는 이계안 회장의 주도 아래 1천8백억원의 자본금 추가 납입을 끝내야 한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현대카드의 적자에 대해 적잖이 걱정하고 있어 올해 안에 경영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국민카드 역시 최근 취임한 조봉환 사장체제 속에서 흑자전환을 위한 구조조정과 사업조정을 마무리지어야 하는 처지다. 지난해 적자가 카드사중 제일 컸던 만큼 조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국민은행 카드부문과의 통합문제도 결론을 내야 한다. 외환 비씨 등 CEO 교체가 없는 다른 카드사들 역시 순탄치 않다. 연체율 인하와 채권회수율 확대에 전사적인 힘을 기울여야 한다. 외환카드는 증자 추진에 대해 외국투자자가 꺼리고 있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신용불량자 수가 상반기 중에 3백만명을 넘을 것이란 전망 속에 펼쳐질 CEO 경영싸움이 볼 만하게 됐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