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발표한 최후 통첩 최종 시한을 하루 남겨둔 19일 유엔 안보리가 열려 마지막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쿠웨이트 접경 지역에선 외국인들의 철수가 러시를 이루고 이라크 병사와 주민을 상대로 미군의 심리전이 강화돼 전쟁은 이미 시작된 모습이었다. 이날 쿠웨이트와 이라크간 충돌로 이라크인 1명이 사망, 전쟁의 첫 희생자가 나왔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는 이미 전쟁 중이다. 이라크를 떠나는 외국인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이라크의 일부 고위 관리들도 이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사담 후세인 국제공항에는 18,19일 이틀간 유일한 행선지인 요르단과 시리아로 떠나는 여객기의 마지막 남은 좌석을 놓고 수백명이 쟁탈전을 벌였다. 미 국방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이라크 정권의 영향력 있는 관리들도 국외로 탈출하려는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미국의 최후 통첩을 무시하고 군복 차림으로 TV에 출연, 군대를 독전한 뒤 정예 공화국수비대 지휘관들을 불러 군사회의를 갖고 전쟁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수천명의 바그다드 주민들도 후세인의 사진을 흔들며 '피와 영혼을 바치겠다'고 맹세했다. …유엔 안보리는 19일 오전 10시30분(한국시간 20일 새벽 1시30분) 이라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공개 각료급 회의를 개최했다. 미국이 제시한 최후 통첩 시한을 앞두고 열린 각료회의에서는 이라크전 개전에 강력히 반대해온 프랑스 러시아 독일 등 7개국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미국은 전쟁을 앞두고 이라크 전역에서 심리전 전단을 대량 살포하고 아랍어로 제작된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다. 미군 심리전 부대의 '인포메이션 라디오'는 미군이 EC 130E 항공기를 이용, 이라크 쿠웨이트 접경지역에서 선무방송을 계속하고 있다. 전단에는 '미 동맹군 항공기를 공격하는 것은 자살행위'라든가 '자신과 동료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지 말고 지금 부대를 떠나 집으로 가라'는 등의 경고 문구가 실렸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아들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무조건적으로 동의하지 않지만 간섭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을 전폭적으로 지지할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