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매각을 추진중인 조흥은행의 주가가 3개월만에 절반으로 떨어지면서 `매각가격 올리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20일 재정경제부와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른 제3자 실사가 이달 말 쯤 끝나지만 그 동안 조흥은행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바람에 애초 의도했던 매각가격 인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은 신한금융지주회사가 가격을 낮추자고 주장할 경우 매각가격이 떨어지거나 매각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신한측이 인수제안서를 냈던 지난해 12월 2일 신한지주 주가는 1만4천원, 조흥은행 주가는 5천50원이었다. 신한측은 이를 기준으로 정부가 보유중인 주식 80.04%를 전액 인수하되 절반은 주당 6천150원에, 나머지 절반은 신한금융 주식대 조흥은행 주식을 1대 0.3428의 비율로 쳐 주식으로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3개월여가 흐른 19일 현재 신한지주 주식은 1만원, 조흥은행은 2천670원으로 각각 떨어져 신한측이 주당 현금 인하와 교환비율 재조정을 주장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헐값시비를 불식시키기 위해 `3자실사를 거쳐 매각가격을 최대한 올려야 한다'는 공자위의 단서는 사실상 실현 불가능해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신한측에서 인하를 요구할 명분이 생겼지만 현재의 가격을 보지 말고 미래가치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25일 참여정부 출범이후 첫 공자위 전체회의를 열고 조흥은행 매각 진행상황 등 현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는 김진표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 박봉흠 기획예산처장관, 이정재 금융감독위원장과 공자위원인 전철환 전 한국은행총재, 정광선 중앙대교수, 유재훈 여의도연구소 위원, 조용완 변호사 등 모두 7명이 참가한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