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노장과 베일속 인물의 대결.' 이라크 전쟁이 20일 발발하자 미군 23만명을 이끌고 있는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 사령관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차남으로 사실상 이라크군을 지휘하고 있는 쿠사이 사담 이라크군 총 부사령관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 지휘관은 원하든 원치 않든 이번 전쟁에서 승리와 패배라는 명암을 나눌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검증된 전쟁영웅 =프랭크스 장군은 풍부한 실전 경험을 갖춘 백전노장이다. 지난 67년 베트남전(장교)부터 91년 걸프전(병참 사령관), 2001년 아프간 전쟁(중부군 사령관)에 이르기까지 미국이 지난 40여년간 치른 대규모 분쟁에 직접 참전했다. 그에게 이번 이라크 전쟁은 수많은 전쟁중 하나에 불과한 셈이다. 성격이 무뚝뚝해 언론과의 인터뷰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치밀하면스도 까탈스러워 보좌관들은 새벽 4시에 기상해야 할 정도다. 그는 전형적 야전 지휘관 기질을 갖고 있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특수부대와 레이저 유도탄 등 첨단 군사작전을 강조하자 그는 대규모 지상병력을 동원한 전면전을 주장하며 맞섰다. 베일속에 가려진 미지의 인물 =쿠사이 이라크군 총부사령관의 최대 장점은 그에 관한 정보가 외부로 노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라크 최고 정예로 구성된 8만 공화국 수비대와 보안군 책임자로 출발, 불과 37세의 나이에 42만 이라크군을 장악한 것은 아버지 후세인 대통령의 후광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범상치 않은 인물일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라크 국민들이 그에게 '미스터 스네이크(뱀선생)'라는 별명을 붙여준 사실에서 성격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또 어려서부터 후세인 대통령을 밀착 보좌하면서 몸에 익힌 '2인자' 기질은 다혈질적인 형 우다이와 자주 대조되는 것을 볼때 치밀하고 과묵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