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56)이 이라크 공격을 강행한 배후에는 정권내 매파들이 자리잡고 있다. 내년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지지세력인 부유층과 보수우파의 지원를 얻기 위해선 미국의 힘을 보여주는게 유리하다는 이들 측근의 의견이 받아들여진 결과다. 특히 그들의 대부분이 에너지업계와 끈끈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쟁의 배경과 관련, 관심을 끌고 있다. 석유 인맥의 중심은 물론 부시 대통령이다. 부시 대통령은 석유업체가 몰려 있는 텍사스주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텍사스 주지사가 되기전 석유회사 임원으로 일한 경험도 있다. 2000년 대통령 선거 때는 석유 및 가스업계로부터 1백8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지원 받았다. 이는 최근 세차례의 대통령 선거에서 동 업계로부터 받은 선거 자금중 가장 많은 액수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후 석유업계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해 왔다. 2001년 발표된 부시 정권의 에너지정책 골자도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에 맞춰져 있다. 이번 전쟁을 가장 강력하게 밀어붙인 딕 체니 부통령(62)은 에너지 업계와 남다른 관계를 갖고 있다. 91년 걸프전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 밑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체니 부통령은 공직에서 물러난 후 유전개발 서비스 회사인 핼리버튼을 직접 경영했다. 체니 부통령은 새 정권에 중용된 후에도 석유 및 전력회사의 요구를 받아들여 알래스카주 유전 개발을 허용하고 에너지 개발을 억제하는 교토의정서로부터의 탈피를 주도했다. 부시 대통령이 '평생의 친구'로 부르는 돈 에번스 상무장관(56)도 에너지업계 최고경영자 출신이다. 에번스 장관은 콜로라도주 덴버 소재 석유회사인 톰브라운사에서 대표를 지냈다. 현재도 미국 연안유전 개발의 규제를 담당하는 미 해양대기국(NOAA)을 감독하면서 석유산업과 인연을 맺고 있다. 대외정책의 매파로 알려진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48)은 부시 정권에 참여하기 전 10년간 거대 석유업체인 셰브론의 사외이사로 일했었다. 셰브론사는 라이스의 안보보좌관 취임을 기념, 회사의 대형 유조선 명칭을 '콘돌리자 라이스'호로 부쳤을 만큼 그녀에 대해 깊은 호의를 표시하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